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정유·화학주가 활짝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유가 상승에 1% 넘게 급등한 미국·유럽 증시와 달리 한국 증시에서는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모처럼 불어온 글로벌 훈풍을 타지 못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표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보다 3.85% 오른 14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에는 14만95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우선주도 장중 1.81% 오른 8만4400원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업종의 S-Oil과 GS도 각각 2.53%, 4.76% 올랐다.
정유주와 마찬가지로 화학주들도 동반 상승세를 연출했다. 롯데케미칼은 1.48% 오른 30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장중 52주 신고가인 31만3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KPX케미칼(5.16%), 금호석유(7.03%), 이수화학(5.22%), OCI(5.18%) 등도 5~7%대의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처럼 정유·화학주가 날아오른 것은 간밤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31달러를 뚫고 오르면서 저유가에 움츠러들었던 투자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2%나 오른 31.48달러를 기록했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월 4일 이후 최고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국의 셰일 원유 일일 생산량이 올해 60만배럴 감소하고 내년에도 20만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불안이 진정됐다. 그러나 국제 유가와 미국·유럽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골고루 수혜를 입지는 못했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2.14포인트(0.11%) 떨어진 1914.2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날 미국 S&P500과 나스닥이 각각 1.45%, 1.47% 오른 여파로 개장 직후 상승했지만 분위기가 호전된 틈을 타 차익을 실현하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개인·외국인·기관 등 증시 3대 수급주체가 모두 이날 코스피를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상대적으로 반등폭이 컸던 중소형주로 투자자의 매도 공세가 집중되면서 코스닥은 전날보다 1.20%나 떨어진 642.31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71억원과 85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오른다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