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SK바이오텍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이와 함께 SK바이오텍의 사업 확대를 위한 설비증설 등 재원 확보를 위해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텍은 SK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지난해 4월 의약품생산사업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SK바이오텍은 이번 지분인수로 SK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바뀌게 됐다. SK 관계자는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한 것은 더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의약품생산업체들과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는데, SK바이오텍이 손자회사일 때보다 자회사일 때 더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텍의 지난해 매출은 757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6%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 주요 CMO 평균 영업이익률 15%를 상회한다. 현재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서 공사 중인 1차 증설 설비가 가동되는 내년에는 1300억원 규모로 매출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SK는 바이오·제약 사업을 5대 핵심 성장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의약품 생산사업과 더불어 중추신경계분야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한 수면장애 치료신약(SKL-N05)과 급성발작 치료신약(PLUMIAZ)은 지난해 해외에서 임상 3상에 돌입했으며 뇌전증(간질) 신약(YKP3089) 역시 해외에서 독자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의 신약 사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뇌전증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6% 이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SK의 뇌전증 신약은 약효와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약 출시에 성공할 경우 시장 점유율 20%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며 "이 경우 예상되는 연매출 규모는 1조원 내외"라고 말했다.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도 SK의 향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SK는 지난 4일 주당 배당금을 340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전년(주당 2000원) 대비 대폭 늘었다. SK는 지난해 통합 지주회사 출범 이후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30%까지 확대키로 했다.
SK하이닉스의 자회사 편입 등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SK의 순자산 가치는 4조원 이상 증가하고, SK하이닉스의 배당성향을 20%로 가정할 경우 추가 유입되는 현금 규모는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자회사 편입 방법은 SK하
공영규 연구원은 "사업 측면에서 시너지가 크고, 오너는 물론 기존 주주들에게도 유리한 방안이기 때문에 향후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