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중국 본토주식(A주)펀드에 투자했던 40대 직장인 황모씨는 세금 때문에 속이 상했다. 1000만원을 투자해 5개월만에 펀드수익률이 40%에 달해 환매(인출)를 요청했다. 하지만 실제 통장에 들어온 수익금은 예상했던 400만원보다 100만원이나 적었다. 판매수수료나 운용보수로 증권사나 운용사가 떼간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세금이 60만원에 달한다는 것을 알고는 적잖게 실망했다.
황씨처럼 해외 주식펀드에 가입하려고 할 때 투자자들이 느낀 가장 큰 부담 가운데 하나가 세금이었다. 만약 황씨가 작년에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로 투자해 같은 수익률을 올렸다면 세금폭탄은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비과세 해외주식전용 펀드를 활용하면 과연 세금이 어디에서 얼마나 줄어드는지 한국금융투자협회에 의뢰해시뮬레이션해 봤다.
황씨는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출시 첫날인 2월 29일 글로벌자산배분 펀드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 운용사가 알아서 글로벌 주요국 증시에 나눠서 투자해주는 상품이었다. 글로벌 주요 주식이 올해 연말 평균 7%, 달러화는 원화 대비 3% 각각 상승하고 투자기업들의 배당 수익률은 평균 2%라고 가정을 해보자. 펀드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은 210만원, 환차익은 90만원, 배당소득은 60만원이 된다.
기존 일반 해외펀드에 투자했다면 매매차익과 환차익, 배당소득 등 전체 투자이익을 더한 360만원이 모두 과세대상에 포함된다. 전체 합산 이익에 이자·배당 소득세율 15.4%를 적용하면 황씨가 올 연말 내야 할 세금은 55만4000원에 달한다. 따라서 환매할 때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수익금은 304만6000원이다.
하지만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는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모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배당소득 60만원에 대해서만 15.4% 세금을 내면 된다. 이 경우 황씨가 연말 내야 할 세금은 불과 9만2000원에 불과하고 환매할 경우 실제 350만8000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일반 해외펀드에 투자했을 때보다 세금이 6분의 1로 확 줄어드는 셈이다.
비과세 혜택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해외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를 골라야 한다. 해외주식형 펀드라고 해도 주식 비중은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90%로 차이가 많이 난다. 해외주식을 60%만 담고 채권을 40% 담는 펀드라고 하면 채권 투자에서 발생하는 매매차익이나 이자에 대해서는 15.4%의 세금을 내야한다.
투자한 해외주식에서 발생한 환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지만 외환을 현금으로 보유중이거나 환헤지 목적으로 매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차손은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펀드가 만약 주당 100달러인 미국 애플 주식을 원달러 환율 1000원에서 매입해 환율이 1100원이 됐다면 여기서 발생한 환차익 1만원은 주식매매에
연정현 금융투자협회 과장은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라고 하더라도 주식 배당이나 채권 매매 및 이자손익, 환헤지 손익 등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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