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제금융센터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15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해 10월 29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신흥국 펀드에서는 모두 334억2300만달러가 빠져나간 바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안정되고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으로 전반적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신흥국으로 18주 만에 자금이 유입됐다"며 "한국 역시 위험 선호 심리 회복 과정에서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주식형 펀드도 4주 연속 순유출을 마치고 2억2100만달러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합쳐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는 총 2억3600만달러가 순유입돼 9주 만에 순유입세로 전환됐다.
채권형 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그동안 금 또는 현금 보유를 늘리며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나타냈지만 일부 자금이 주식과 채권시장에 흘러들어가는 모습이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는 2억달러 순유입에서 4억7300만달러 순유입으로 일주일 새 순유입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선진국 채권형 펀드에서는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3억7100만달러가 순유출됐지만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는 43억200만달러 순유입이 나타났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북미 채권형 펀드에 42억900만달러 자금이 흘러들어간 영향이 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유가가 반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때 시장 공포로 작용했던 저유가, 중국 외환시장 불안, 유럽 은행 위험이 다소 완화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시총이 60조달러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6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73조2668억달러보다는 17%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연초와 비교하더라도 5.8%가량 적다.
전 세계 증시 중에서 올해 들어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는 곳은 주로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 부국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가장 많이 타격을 받았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2월 저점 대비 37%가량 폭등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채무불이행 상태에서 벗어난 아르헨티나 증시가 올해 들어 13.6% 올랐고, 브라질과 러시아도 각각 13.2%, 8.1%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 증시 쇼크를 촉발시킨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는 각각 연초 대비 18.8%, 11.4%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올라가 타격을 입었던 일본 증시도 최근 다소 회복되기는 했지만 연초와 비교해보면 10.6%가량 낮다. 한국 증시 성적은 중간쯤에 해당한다. 지난 4일 코스피 종가는 1955.63으로 작년 말(1961.31)보다 0.3% 하락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는 증시 반등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안병국 KDB대우증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