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의 경기 지표 부진으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강보합으로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어떤 경기 부양책이 나올지에 모아지고 있다.
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6.83포인트(0.35%) 내린 1952.9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5.57포인트 내린 1940.55에 개장한 후 1938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오전 10시경 상승으로 전환한 이후 1940선 중후반에서 등락을 보이다 장 후반 상승폭을 키웠다.
전날 발표된 글로벌 주요 국가의 경기 지표는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2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25.4% 줄어 2009년 5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 또한 10~12월(회계연도 3분기)에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지난 1월 경기선행지수가 99.6으로 전달의 99.7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 우려가 고조되면서 지난밤 뉴욕증시가 0.6% 이상 하락했고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증시도 0.8% 가량 빠졌다. 이날도 도쿄증시가 0.8% 하락 마감했고 상하이 증시는 현재 2%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지난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0달러(3.7%) 떨어진 배럴당 36.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가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360만 배럴 늘어 다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장의 관심은 10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로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월간 600억 유로인 채권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100억~200억 유로로 증액하고, 내년 3월 만기인 프로그램 기한을 연장하는 등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예금금리를 0.1%포인트 낮춘 -0.4%로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무역지표가 쇼크 수준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와 신흥국 전반의 불안심리를 재차 자극할 소지가 있다”라며 “이번주 ECB 통화정책회의와 다음주 FOMC 회의까지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롯데제과의 급등으로 음식료업종이 3% 넘게 급등했고 전기가스업, 의약품 등도 2% 안팎으로 올랐다. 반면 의료정밀, 철강금속, 보험 등은 하락 마감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 기관, 개인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215억원, 기관은 241억원, 개인은 6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타법인이 51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팔자’ 행보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185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459개 종목이 올랐고 335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32포인트(0.79%) 오른 679.64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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