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밤 발표된 유럽중앙은행(ECB)의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강보합에 머물렀다. 시장은 ECB의 공격적인 통화 정책보다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추가 금리 인하는 없다”는 발언에 더 주목했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8포인트(0.11%) 오른 1971.4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1.03포인트 내린 1968.30에 개장한 후 장중 1970선 안팎에서 등락을 보였다.
지난밤 ECB는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0.00%로, 0.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ECB는 또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를 -0.30%에서 -0.40%로 0.10%포인트 내리고 월간 자산매입 금액을 800억유로로 현행보다 200억유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공격적인 통화공급 확대 정책이 나오자 유럽증시는 2% 넘게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현재의 경제상황에서는 추가 금리인하는 없다”는 발언을 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시장에서는 ECB가 올해 2~3차례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이에 배치되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2% 안팎의 급락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도 1% 넘게 하락했다. 지난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45센트(1.2%) 내린 배럴당 37.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산유국 회의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원유 생산량 동결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이란이 산유국 회의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확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쿠웨이트는 이미 이틀 전에 산유국이 모두 동참하지 않으면 생산량을 동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의 섣부른 발언이 추가 통화정책 기대감을 반감시켰으나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로 인한 위험자산 가격 개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라며 “오는 15~1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 이후 재닛 옐런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나타날 경우 위험자산 가격의 반등세는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 통신업, 은행 등이 소폭 올랐고 보험, 건설업, 섬유의복 등은 1~2% 떨어졌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이 1477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496억원, 578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579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삼성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28개 종목이 올랐고 373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57포인트(0.23%) 오른 689.17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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