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대문 안에 유일하게 남은 18세기 골목길을 보존하겠다며 추진 중인 '새문안마을(돈의문 박물관마을)' 조성 계획이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10일 교남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돈화문1구역 입주 예정자 공청회에서 100명 남짓 모인 일반분양자들이 극렬하게 반대에 나서 사업을 당초 시 당국 방침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경희궁 서편과 경교장 사이 블록 1만324㎡ 면적에 SH공사가 170억원을 투입해 도시 재생과 함께 건축박물관·유스호스텔·식당·공방 등을 넣는 것이다. 한양 도성과 연계해 역사적 흔적을 누리자는 취지다. 서울시는 경희궁 서편에 당초 예정했던 근린공원 대신 새문안마을을 조성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주민공람과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돈의1구역 조합총회 의결까지 받았지만 공청회에서 뜻밖에 비조합원 입주예정자 반대라는 '복병'을 만났다. 관례대로라면 공청회를 거쳐 3월 말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와 결정고시를 거쳐 계획이 확정되고 SH공사가 4월께 설계를 마무리한 뒤 5월에 공사 착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격렬한 반대로 인해 일정에 다소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안에 따르면 경희궁 입구 서편에 소공원을 지어 마당 느낌을 살리고, 도시형 한옥 등 6개를 연계해 서울 도시에 대한 기획전시와 특별전시를 연다는 계획이다. 또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복원해 '재미'를 더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 때 예상됐던 공원 공간 8165㎡와 공원을 관통하는 도로가 사라져 불편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박물관마을 조성 시 기존 상가 철거로 쫓겨난 세입자들 권리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종로구청 관계자도 "지난해 11월 공람을 게시하고 조합 측에 정보 공유를 요청하는 등 행정조치를 다했다"며 "총회 의결까지 된 사안이 공청회로 인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