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후 유연한 경영 판단을 통한 효율성 제고, 사업지주회사 전환, 배당수익 증가 등을 노린다는 전략이지만 아트라스BX 상폐 가능성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주가가 공개매수가 근처를 맴돌며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매수가가 과연 적정한 수준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아트라스BX는 경영 효율과 소액주주의 환금성 제고를 위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아트라스BX는 오는 28일까지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630만1316주(지분율 68.87%)를 주당 5만원에 공개 매수할 예정이다.
지난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장과 함께 상장한 ‘코스닥 최장수 기업’ 아트라스BX가 20년만에 상폐를 추진하는 데는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상장 이후 거래량이 미미하고 주가도 박스권에 갇혀 있어 지주사의 실익이 거의 없다는 게 한국타이어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자진 상폐를 추진하는 주요인으로는 상장을 유지하며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보다 상폐를 통해 경영관리를 손쉽게 하는 유인이 더 크다는 판단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자진 상폐를 결정하는 기업은 일반적으로 현금성 자산이 많은 데 반해 주가가 저평가된 경우가 많다.
앞서 업계에서는 아트라스BX의 상장폐지가 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인수합병(M&A) 재원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트라스BX는 현재 2247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으로 무리없는 상장폐지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상폐 후 배당성향 확대로 지주사 M&A를 위한 현금 여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자산운용사가 이번 공개매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아트라스BX의 공개매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아트라스BX 주주 구성은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지분 31.1%를 보유하고 있고, 이어 KB자산운용(9.68%), 페트라투자자문(6.2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4.97%)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진 상장폐지의 경우 최대주주가 지분 95% 이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주요 기관투자자 가운데 단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자진상폐는 힘들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주요 주주인 KB자산운용은 아트라스BX의 공개매수인 5만원에 대해 기업가치 대비 너무 낮은 가액이라고 상폐 반대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밖에 페트라투자자문(6.2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지분율 4.97%)을 포함해 외국인, 개인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지도 아직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다.
급등한 주가도 부담이다. 아트라스BX의 주가가 공개매수가 위로 웃돌
15일 오전 10시 기준 아트라스BX의 주가는 4만9600원이다. 이는 공개매수가인 5만원을 단 400원 가량 밑도는 수준으로, 만일 아트라스BX의 주가가 5만원 이상으로 올라설 경우 주요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이유가 사라진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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