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을 인수한 미래에셋증권이 사모펀드(PEF)를 통한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추진한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2파전 구도로 예상됐던 현대증권 인수전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증권 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국내 PEF인 LK투자파트너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LK투자파트너스는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자산전략팀장 출신으로 채권 크레디트 부문에서 연구원으로 몸담아온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토종 사모펀드다. LK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오릭스PE와 손잡고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했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LK투자파트너스는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금융사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LK투자파트너스가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갖되 향후 기업가치를 키워 재매각 시 SI에 우선적으로 인수 기회를 주는 조건이다. LK투자파트너스는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3곳에서 컨소시엄 참여 검토 답변을 받았으며 아직 투자를 확정 지은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고위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가가 싼 편이고 인수 시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50년 후를 생각한다면 검토해볼 만한 사안이고, 단독 인수가 아니라 컨소시엄 참여이기 때문에 부담도 크지 않다"고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는 한국금융지주·KB금융지주 외에 국내외 PEF인 파인스트리트·LK투자파트너스·글로벌원자산운용·홍콩계 액티스 등 총 6곳이 경쟁하고 있다. 지난 18일 예비실사를 끝냈으며 본입찰은 오는 25일로 잡혀 있다.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설욕전으로 주목받아온 현대증권 인수전에 미래에셋이 발을 들이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미래에셋증권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고 여세를 몰아 현대증권 인수
LK투자파트너스는 범LG가 3세인 구본욱 전 LIG손해보험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관계사로 LK투자자문과 보험중개회사 아이엔에스 등이 있다.
[노현 기자 /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