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신규 상장사 총 12곳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6개사는 영업이익을 내고도 대규모 영업외손실이 발생해 결국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프로스테믹스는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61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당기순이익은 -85억원을 기록했다. 4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엑셈도 당기순손실이 83억원에 달했다. 심엔터테인먼트도 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6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미스터블루, 큐브엔터, 바디텍메드 등도 영업 활동에서는 이익이 났지만 영업외손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른 스팩 합병 상장사들도 마찬가지다. 스팩 합병 상장사 12곳 모두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작았다. 콜마비앤에이치는 3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당기순이익은 12억원에 불과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우성아이비도 마찬가지 경우다. 액션스퀘어, 엔터메이트, 나노 등은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당기순손실의 규모는 이보다 더 컸다.
이처럼 스팩 합병 상장사들의 실적을 망가뜨린 주범은 스팩과의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상장비용이다. 합병 기일을 기준으로 스팩의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 경우 주가와 공모가간의 차액만큼을 상장사가 비용처리하게 되는데 이 상장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공모가 기준 순자산가치가 100억원인 스팩이 비상장사와 합병을 발표한 이후 합병기일에 시가총액이 200억원이 됐다면 시가총액 200억원과 원래의 순자산가치 100억원 간의 차액인 100억원을 비용 처리해야 한다. 순자산가치인 100억원을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했는데 200억원 어치의 주식을 받게 됐으니 차액인 100억원을 비용 처리한다는 개념이다.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거나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회계상의 조정일 뿐이다. 이들 상장사가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낸 것도 실적과는 무관한 착시 효과에 가깝다.
문제는 이같은 상장 비용이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25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영업이익 100억원 안팎의 기업이라면 당기순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더군다나 스팩이 더 좋은 회사와 합병해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된다.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우 이 회사가 합병한 미래에셋스팩제2호 공모가는 2000원이었던 데 반해 합병기일의 주가는 3만원으로 15배나 올랐다. 스팩 주가 상승 탓에 콜마비앤에이치는 253억원을 상장비용으로 처리했다. 3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지만 당기순이익이 12억원에 불과한 가장 큰 이유가 이 때문이다. 프로스테믹스도 2000원대이던 케이비제3호스팩의 주가가 합병 발표 이후 9000원대로 껑충 뛰면서 139억원의 상장 비용이 발생했다. 61억원의 영업이익에서 140억원 가량의 상장 비용을 반영하자 85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상장 비용을 치른 스팩 합병 상장사는 콜마비앤에이치와 프로스테믹스, 바디텍메드(123억원), 엑센(123억원) 등 총 4개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0년까지 인수합병 과정에서 합병 차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이나 권리금, 브랜드가치 등을 포함한 영업권 개념 으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