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휘청거리던 해외건설 사업에 신도시 수출이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석유화학 플랜트가 대부분이던 중동에서 한국의 대형 건설사가 분당 2배 크기의 신도시 건설에 뛰어들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성공해서다. 총사업비만 최대 200억 달러(약 23조원)에 달해 연말께 본계약을 체결하면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따낸 공사 중 최대 규모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대우건설·한화건설 컨소시엄과 사우디아라비아 주택부는 24일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사우디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10년간 주택 10만가구를 짓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마제드 알-호가일 사우디 주택부 장관과 강호인 국토부 장관,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이 함께 참여했다.
사우디 주택부가 발주하고 현지 정부가 재원을 대는 이 사업은 사우디 수도에 있는 리야드(Riyadh) 공항에서 동쪽으로 14km 떨어진 곳에 총면적 38㎢짜리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해 즉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현지의 심각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세운 핵심 공약사업이다. 10년간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빌라를 포함한 주택 10만가구와 상업·업무시설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향후 약 60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거대 도시로 탈바꿈한다. 이는 최근 잇따라 들어서는 사우디 신도시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이번 MOU는 우선 신도시에 들어설 주택 10만 가구를 대우건설과 한화건설, 현지 건설사 사팍(SAPAC)이 만든 컨소시엄이 시공한다는 내용이지만 일단 주택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면 향후 인프라스트럭처 공사를 비롯한 신도시 조성 사업 전체를 도맡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도시 조성 프로젝트 전체 사업비는 약 180억~200억 달러(21조~23조원)로, 설계가 끝나면 국내 건설업계 사상 해외건설 수주 규모로는 최대가 될 전망이다. MOU에 이어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은 본격적인 설계에 나서 오는 10월께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는 계속되는 저유가 탓에 국내 건설사의 해외주력 사업인 플랜트 공사 발주가 급감한 상황에서 신도시 건설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간 해외 수주 물량 가운데 최고 80%를 차지할 만큼 석유화학 플랜트에만 편중된 사업영역을 최근 급격한 도시화로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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