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 분석 / 신영마라톤 펀드 ◆
신영마라톤은 국내 최대 설정 규모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와 함께 신영운용의 가치투자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2002년 4월 25일 첫선을 보인 이 펀드는 올해로 14년 동안 운용된 장수 펀드이기도 하다. 현재 운용설정액은 9000억원대로 공룡펀드(1조펀드)에 준하는 규모를 갖고 있다.
신영마라톤은 신영운용의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저평가된 기업에 장기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대형 가치주 펀드다. 기업의 내재가치뿐만 아니라 성장성과 주요 사업 부문의 견조성, 기업 인지도, 브랜드 파워 등 다각적 측면에서 우수한 기업을 선정해 투자한다. 대형주를 약 40~60%, 중소형주를 약 40%로 구성하고 있다.
주가는 결국 기업의 내재가치로 평가받는다는 믿음을 지키며 저가에 주식을 사서 목표 가격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긴 호흡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펀드의 핵심 전략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신영마라톤 주가수익비율(PER)은 14.42배로 시장 평균 19.92배보다 낮다. 펀드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87배에 불과해 시장 평균(1.56배)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시가배당률은 1.44%로 시장 평균인 1.17%보다 높다.
아울러 목표 수익률에 도달할 때 투자 종목을 교체하고 수익을 확정함으로써 수익률을 관리한다. 잦은 매매나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편입 비율을 조절하는 마켓 타이밍 방식의 투자는 지양한다. 대신 여러 종목에 폭넓게 분산 투자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1월 4일 기준으로 펀드 보유주식 종목은 총 110개다. 이 중 주식 톱10이 차지하는 비중이 29.2%다. 발행주식 총수의 1%를 초과하는 종목도 40개나 된다.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는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펀드 내 비중은 8.75%다. 이어 포스코(3.05%), S&T중공업(2.93%), 휴맥스(2.77%), GS(2.29%) 등이 보유주식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김대환 신영자산운용 마라톤가치본부장은 최근 투자자 포럼에서 "대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대주주 입장에서 지주사를 통해 계열회사를 통제할 수 있고 배당수익 관점에서 이해를 같이하기 때문에 신영마라톤은 포트폴리오에서 20% 정도를 지주사에 투자하고 있다"며 "향후 지주사로 전환하는 기업의 경우 현재 저평가받고 있는 부분도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이 펀드는 제약업종 내에서 고평가된 자회사를 매도하고 저평가된 지주회사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마라톤은 뛰어난 마라토너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펀드 수익률은 최근 2년 12.0%, 3년 24.4%, 5년 36.9%를 기록하고 있다. 2002년 설정일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은 453.7%에 달한다.
신영운용 관계자는 "지난 14년간 국내외 변동성이 컸던 주식시장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성적은 신영마라톤이 왜 국내 대표 가치투자 펀드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운용은 최근 운용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들에 대한 낮아진 기대치가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된다"며 "펀드
설정액이 가장 큰 A클래스 기준으로 펀드 총보수는 1.49%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