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선이 봄 분양시장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했다.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분양 현수막을 걸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인터넷 포털에서 분양 광고가 차지하던 자리를 정치 광고에 뺏기게 되기 때문이다. 분양 계획을 잡았던 건설사들이 4월 분양분을 총선 이후로 미루기 시작하면서 4월 하순과 5월 분양 물량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최근 신반포5차를 다시 짓는 '아크로리버뷰' 분양 일정을 4월에서 5월로 늦추기로 결정했다. 분양 관계자는 "4월 말께 분양을 고려했으나 핵심 입지다 보니 총선 이후 여유 있게 준비하는 것이 낫다 싶어 청약을 5월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당초 6월 분양이 점쳐지던 현대건설의 개포3단지 재건축 '디에이치개포(가칭)' 공급은 7월로 밀리는 도미노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 신한이 여의도에 공급하는 오피스텔 '드림리버'도 당초 3월 목표로 견본주택을 준비했으나 분양을 총선 이후로 미뤘다. 입지 여건상 국회 관련자들이 주요 예비 청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 보니 총선 이슈가 잠잠해진 후에 분양해야 흥행몰이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공천 이슈가 뉴스를 잠식하고 정치 광고가 온·오프라인 공간을 독식하며 분양 마케팅에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셈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2001년 이후 총선이 있던 해와 없던 해의 전국 봄 분양시장(3~5월) 물량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전반적으로 총선이 있던 해 봄 분양 물량이 평균 8만5035가구로 총선이 없던 해 물량인 평균 7만7753가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그러나 총선이 없던 해는 3~5월 꾸준히 분양 물량이 증가세를 보이지만, 총선이 열리는 해 4월은 물량이 급감하는 추세가 포착됐다.
16일 기준 올봄 분양 예정 물량도 3월 4만8859가구, 4월 3만9566가구, 5월 4만2291가구로 4월 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