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지부진한 장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5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경제지표 부진에 따라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외국인 순매수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37포인트(0.62%) 오른 1994.91에 마감했다.
이날 4.39포인트(0.22%) 상승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기관의 동반 매수에 장중 1990선 후반까지 올라섰으나 기관 수급이 ‘팔자’로 전환하면서 상승 폭을 축소, 1990선을 밑돌았다. 이후 장 막판 동시호가 타임에서 외국인 매수 물량이 500억원 넘게 유입되면서 단숨에 1990선 중반까지 재차 올라섰다.
지수를 끌어올린 외국인의 매수세는 무엇보다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수준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최근 매파적인 미국 연준(Fed) 위원들의 발언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동향이 약화되거나 매도로 전환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금리인상 이슈가 재차 완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밤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부진했다. 지난 2월 미국의 개인소득은 0.2% 증가해 시장 예상치 0.1% 증가를 웃돌았지만, 지난 9월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낮은 에너지 가격 영향으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고 전년 대비 1.0% 올랐다. 물가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46개월 연속 밑돌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4월 국내 증시는 외국인 태도의 변화가 있기 전까지 긍정적일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지수의 탄력적인 상승을 낙관하기에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지수 변동성 확대를 고려한 중립적 스탠스를 유지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크로 변화와 투자심리가 연동되지 않는 산업·종목에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단기적으로 바람직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오르는 업종이 많았다. 의료정밀, 증권, 은행은 3% 넘게 뛰었고 기계, 전기가스업, 철강금속, 종이목재 등도 1~2%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음식료품, 보험, 건설업 등은 소폭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은 1486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49억원, 258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13억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상위권 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POSCO가 3분기까지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2% 이상 올랐고 한국전력은 올해 1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고의 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2%대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NAVER, SK하이닉스, 기아차, SK텔레콤 등도 강세를 나타낸 반면 삼성전자, 삼성생명, 아모레퍼시픽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바다로3호를 포함해 531개 종목이 올랐고 261개 종목은 내렸다. 하한가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9.99포인트(1.48%) 오른 686.50에 마감
코스닥 시가총액상위권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했다. 이상 급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코데즈컴바인은 투자경고종목 해제 소식에 재차 상한가를 기록했고, 셀트리온, 바이로메드, 코미팜, 케어젠 등은 3~5% 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카카오, 로엔, 파라다이스는 약세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