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증가세가 올 들어 지속되는 추세지만 집단대출 금리도 상승세여서 건설사와 입주자는 부담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집단대출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염려 섞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3일 국내 6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기업)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준 집단대출 잔액은 총 102조4400억원으로 지난 2월(100조3337조원)보다 2조1063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던 9월(2조516억원)보다도 큰 증가 폭이다.
집단대출은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증가세다. 지난해 1월 90조1527억원이었던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해 3월 89조5605억원까지 줄었다가 이후 매달 1조~2조원씩 늘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점검을 나선 이후에도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집단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이미 승인된 대출이 여러 차례 걸쳐서 나가기 때문"이라며 "4월 신규 아파트 입주 시기가 다가오고 신규 분양 수요가 맞물리면 집단대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대출액 총량이 늘었지만 금리도 오름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집단대출 금리는 지난해 10월 평균 2.77%에서 올해 2월 2.90%로 0.13%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이 리스크 강화를 이유로 일부 사업장의 중도금 대출을 거부하면서 금리가 비교적 높은 제2금융권이나 지방은행으로 건설사들이 내몰렸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금융비용이 증가해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입주자들도 중도금을 제때 치르지 못할 처지라며 불만을 쏟아내는 실정이다.
집단대출 금리가 종전에 비해 상승한 데다 신규 분양 사업장은 집단대출이 거부되거나 대출 규모가 깎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점검에 착수한 이후 현재까지 집단대출이 취소·감액됐거나 당초 예상보다 금리가 오른 사업장은 총 31곳이며 피해금액은 5조원을 넘는다.
협회 관계자는 "분양이 100% 이뤄진 사업장에서도 사전에 집단대출을 취급하기로 약속한 시중은행이 총액 중 50%만 대출하기로 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 일각에선 은행이 돈놀이를 한다는 비난도 고개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신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올 하반기에 '집단대출 대란'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꼬집는다. 신규 분양 당시 시세보다 입주 시기에 형성된 시세가 낮으면 입주를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분양가 대비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주택가격 변화에 따라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