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드림타워 조감도 |
중국 건축이 ‘책임준공’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국내 랜드마크 건설을 수주함으로 써 ‘중국 건축’이란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알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건축이 세계 1위 건설사이지만 국내에서는 활동이 상대적으로 미미했기 때문이다. 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중국 건축은 2013년 국내 건설업 면허를 취득했고 그동안 모두 283억원 정도 소규모 공사들을 해왔다.
중국건축이 국내 부동산시장에 진출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부산 해운대 옛 한국콘도와 주변 용지 6만5934㎡에 101층 411m 랜드마크타워 1개동과 85층 주거타워(아파트) 2개동, UEC(Urban Entertainment Complex)로 구성된 해운대관광리조트개발사업은 지난 2013년 10월 시행사인 엘시티가 중국건축과 순수 시공금액 1조5000억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주택 경기 침체로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사업 참여를 꺼리자 시행사가 중국 건설사를 끌어들인 것이다.
하지만 착공 1년 6개월만인 지난해 4월 엘시티측은 중국건축과 계약을 해지하고 포스코건설과 손을 바꿔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분양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대형사라도 중국 건설사에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을 꺼려했기 때문에 시행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에 반해 포스코건설은 착공과 동시에 공사비를 선제적으로 받는 등의 조건을 단 책임준공을 확약하면서 은행권에서 PF를 일으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엘시티는 작년 초까지만해도 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중국에서 조달하는 PF를 추진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려 결국 중국건축과 결별했지만 제주 드림타워 프로젝트의 경우 뤼디그룹이 자금동원력이 풍부해 파격적인 조건까지 걸며 시공권을 따낸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에서는 중국 시공사 선정에 이어 PF까지 중국에서 추진하면 사업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나왔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일상이 된 제주도에서는 지역감정 부담도 덜했다는 분석이다. 중국건축 관계자도 엘시티 시공 계약 해지 뒤 “한국주택시장 소비자들의 인식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했다”며 “세계적인 관광지인 해운대 랜드마크가 부산 시민의 자긍심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엘시티가 어려울 때 디딤돌 역할을 한 것에 만족하고 대국적 견지에서 양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건축의 이번 제주도 랜드마크 공사 수주에 대해 한국 건설업계는 중국자본이 한국에서 공사수주를 따낸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도 드림타워 프로젝트에 호텔레지던스 850실 분양이 있어 중국시장에 분양을 할 때 중국 시공사 브랜드가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녹지그룹과 중국 건축이 모두 중국 회사라는 점에서 공사비만으로 사업성을 따지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국건축이 향후 프로젝트의 지분참여 형식으로 운영이익을 나누는 방법으로 사업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서 “특히 고객층을 중국인으로 타켓할 경우 중국에 있는 기업이 홍보에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 다각적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건축이 국내 랜드마크 건설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대형 프로젝트는 하청업체들과의 관계가 원활해야 하는데 중국 건설업체가 그게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 엘시티 프로젝트에 중국 건축이 물러난 것도 파이낸싱 문제와 함께 하청업체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건축이 단순 에이전트 역할만 하고 한국의 중견 건설업체에 하청을 주는 구조도 생각해 볼수 있다.
공사가 지연될 염려도 없지 않다. 중국건축이 한국 시장, 특히 제주도라는 특수 시장에서 인력과 자재를 조달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 건설사가 시공권을 땄을 때보다 지역경제 낙수효과, 경제적 파급효
[김태성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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