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아시아나항공 ◆
그러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도전으로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자사 LCC '에어서울' 출항이 늦어진 점은 숙제로 남았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1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43.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 분기 영업이익 133억원보다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작년 말 추정치 693억원에서 두 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아시아나의 개별 기준 작년 전체 영업이익은 982억원에 불과했다.
아시아나 IR 관계자는 "작년 4분기까지 메르스 영향이 이어져 부진했지만 올 1분기에는 확실한 반등세를 보였다"며 "구체적인 실적치는 현재 작업 중이지만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호실적 배경에는 유가 하락이 있다. 지난 3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1분기 평균 배럴당 33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낮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평균 항공유가는 배럴당 33.2달러로 전년 대비 53.9% 낮아져 1분기 유류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다.
KTB투자증권은 항공유가 추가 하락으로 올 한 해 유류비가 1086억원 절감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기름을 부은 것은 수송단가 안정이다. 작년 4분기에도 저유가로 인한 호재는 마찬가지였지만 수송단가가 떨어져 주요 항공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는 수송단가 하락 폭이 항공유가 하락 폭보다 작았다"며 "지난해 4분기에는 메르스 사태 이후 국내 항공사들이 실적을 회복하려 과열 경쟁을 해 국제선과 화물사업 수송단가 하락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1분기 단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여객수송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전 공항 여객수송량은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월별 여행객은 2015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10% 이상 증가했다.
1분기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다. LCC들이 덩치 키우기에 나서면서 아시아나의 지난해 국내선 점유율(18.8%)이 20%선 아래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같은 해 국제선 점유율도 21%로 떨어진 반면 LCC들은 16.3%까지 올라왔다.
현재 아시아나는 중·단거리 노선의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두 번째 LCC인 에어서울 론칭에 애쓰고 있다. 국내 LCC의 주력 사업 지역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인데,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의 중·단거리 노선 매출 비중이 64.2%에 달하기 때문이다. 에어서울은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주간에는 중국과 일본을 운항하고 야간에는 동남아 지역을 운항하며 중·단거리 노선을 맡을 예정이다.
그러나 에어서울은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운항증명(AOC)을 지난달 30일 재신청함으로써 애초 목표였던 6월 취항이 어려워졌다. 에어서울은 작년 12월 28일 국토부에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았고 비행기를 띄우기 위한 AOC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AOC는 항공기 운영을 위한 조직·인력·시설 등 안전 운항체계를 1300여 개 항목에 걸쳐 점검하는 절차로 통상
앞서 아시아나는 국토부에 에어서울 면허를 신청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4월 14일 일본 히로시마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 등으로 미루다 작년 10월에서야 신청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