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정보통신이라는 이름을 쓰는 기업은 총 7곳(코넥스 제외)이다. 이중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의 기업(5일 종가 기준)은 한국정보통신(4347억원), 나이스정보통신(3420억원), 모다정보통신(1384억원) 등 3곳이다. 이들 기업은 이름만 놓고 비교하면 모두 유사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소 차이가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통신·나이스정보통신의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은 지난해 7월 2만7400원의 고점을 찍은 이후 급락해 현재 1만1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고, 나이스정보통신 역시 5만원대에서 3만4000원까지 꺾였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고점을 기준으로 올해 초 2만6000원까지 급락한 이후 점차 회복세에 접어든 모습이지만 현재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모멘텀은 딱히 없다.
반면 모다정보통신은 지난해 8월 2450원을 저점을 시작으로 현재 1만4000원을 웃도는 수준에 가격대를 형성하며 연일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다만 이날에는 차익실현 매물에 3% 가량 밀리고 있으나 현 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올 들어서만 3배 넘게 뛰었다.
‘정보통신 3인방’은 이름만 놓고 비교하면 모두 동종 업계에 포함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국정보통신·나이스정보통신은 카드결제승인대행(VAN)사업을 하고 있는 반면 모다정보통신은 LTE라우터 등 무선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주가 방향도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보통신과 나이스정보통신은 카드결제승인대행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드결제승인대행 사업은 카드사와 가맹점 간에 통신망을 구축해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업이다.
양사는 최근 신용카드 거래건수가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VAN사의 리베이트 금지에 따른 마케팅 비용절감 영향으로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VAN사업 전반에 수수료 인하 움직임이 팽배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 이들의 주가는 바닥을 찍은 후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소상공인을 위한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VAN사의 수수료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VAN사의 수수료 수입 산정방식이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일부 전환되는 점 역시 VAN사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모다정보통신은 LTE라우터·에그 등 무선 네트워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사물인터넷(IoT)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터넷 트래픽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WiBro(Mobile WiMAX), WiBro-Evolution(WiMAX2), LTE, LTE-Advanced와 같은 4G 무선 광대역 데이터통신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모다정보통신이 수혜를 입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등하고 있는 주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모다정보통신은 35억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서도 기대감만으로 오
모다정보통신 관계자는 “현재 신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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