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주요 건설사들이 매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한남동 외국인아파트 일대. [사진 제공〓LH] |
뤼디그룹은 당초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용지에 관심을 보였다. 이곳은 2필지인 F1(3만777㎡)과 F2(6485㎡) 총 3만7262㎡ 규모로 이뤄져 있고 감정평가액은 4341억원이다. 장위량 뤼디그룹 회장은 2014년 12월 서울시 신청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직접 만나 용지 개발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후 1년이 지난 1월 말에야 매각 공고를 내고 준공 후 5년간 매각 금지와 교통개선대책 제안 등 조건을 내걸면서 뤼디그룹을 포함해 입찰자가 한 군데도 나타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뤼디그룹은 한남동 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외인주택 용지 면적은 6만677㎡로 매각 예정가는 6131억원이다. 3.3㎡당 실거래가격이 7000만원을 넘는 최고가 주택단지 '한남더힐'과 한남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어 뛰어난 입지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상태다. 국내 대형 건설사와 일부 중견 건설사까지 눈독을 들이면서 입찰가가 1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게 복병이다. 또 고도제한으로 최고 10층 안팎의 집밖에 짓지 못하며, 서울시와 인허가를 두고 줄다리기 가능성이 남아 있어 사업성 분석이 제법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최한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이 총출동했고 호반·반도건설 등 중견 건설사와 하나금융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금융사 관계자들도 참석해 치열한 입찰 경쟁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자금 조달인데 국내 건설사는 컨소시엄으로 입찰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뤼디그룹은 단독 입찰도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뤼디그룹과 롯데관광개발이 시행하는 제주도 드림타워 프로젝트 시공권을 중국 최대 건설사인 중국건축이 따낸 것처럼 뤼디그룹이 외인주택 용지를 매입하게 되면 중국 건설회사와 손잡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드림타워(169m·38층)는 중국건축이 뤼디그룹의 자금 동원력을 보고 공사비를 못 받는 경우에도 자체 자금으로 건물을 완공하는 '조건 없는 책임준공 확약'이라는 파격 조건을 걸어 시공권을 따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 대형사는 시공 단가가 비싸고, 중견사는 시공 능력이 다소 떨어져 시행사로서는 시공 능력이 있으면서 단가가 저렴한 중국 건설사를 선택할 유인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뤼디그룹이 외인주택 용지 매입에 나서면 상암 DMC 랜드마크 용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