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06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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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모 시중은행 투자금융부 팀장급과 차장급 직원들 3~4명이 한꺼번에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이직했다. 팀장급 직원 A씨는 "하는 일은 비슷한데 승진도 어렵고 대우도 열악한 은행보다는 처우가 훨씬 좋은 증권으로 가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해당 은행에서는 최근 사모투자펀드로 이직을 결정한 투자금융부 B씨에게도 "메리츠로 가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최근 여의도 20~30대 젊은 금융인들 사이에서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자산운용이 "가장 가고 싶은 회사" 로 부상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 삼삼오오 모인 금융인들 사이에선 "어느 회사 누구도 메리츠로 갔다며?"라는 얘기가 어김없이 흘러 나온다. 이들 사이에선 메리츠증권과 운용 직원들의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 또 성과급은 얼마나 나오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6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3월31일까지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이직한 경력직원은 무려 152명에 달한다. 이중 리테일 본부에서 채용한 경력직원이 84명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IB본부와 부동산금융 관련 부서에서 흡수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리테일과 부동산금융 부문 강화에 나선 메리츠종금증권이 관련 인력들을 마치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평한다.
특히 여의도에서는 메리츠가 관련 인력들을 영입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약속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최근 공개된 증권사 CEO 연봉 랭킹에서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이 1위를 기록한 것도 메리츠의 후한 대우를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1200만원으로 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최상위권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연봉계약직 비율이 76%로 정규직(24%)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연봉계약직 직원은 고정급(평균 월 150만원 수준)을 적게 받는 대신 자신이 불린 매출의 50%를 가져간다. 성과급의 한도도 없다. 1억원을 늘리면 5000만원을 가져가고, 10억원을 늘리면 5억원을 가져간다. 지난해 679명의 영업직 중 상위 10명은 성과급으로만 5억원 가량을 챙겼다.
철저한 실적주의에 기반한 후한 처우가 젊은 금융인들 사이에선 '실력에 비례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메리츠로의 이직을 희망하며 먼저 문을 두드리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한 증권사 IB 본부 과장급 직원은 "주변 증권맨들 사이에서 메리츠로의 이직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친한 후배도 메리츠에 이직하고 싶다며 아는 사람이 있는지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도 "경력직 채용 관련 문의가 많이 온다"며 "최희문 사장의 인재 욕심이 워낙 대단해 실력있는 인물들은 무조건 받아들이려 한다"고 귀띔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능한 인재들이 메리츠로 몰리는 것에 대해 다른 금융사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며 "금융업계가 이직이 잦은 곳이긴 하지만 인력이 곧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곳인만큼 이탈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여의도 젊은 금융인들 사이에서 메리츠 외에 처우가 좋은 곳으로는 미래에셋증권과 신영증권이 꼽힌다. 모두 강력한 실적주의를 바탕으로 높은 성과급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