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년새 전용 27㎡ 매매가격이 30%나 뛴 잠실 리센츠 일대 전경. <매경DB> |
정작 오피스텔 시장에선 방 3개를 갖추고 전용면적이 84㎡까지 커진 ‘아파텔’이 인기몰이에 나선 것과는 대비되는 현상이다.
꼬마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1·2인 가구 증가에 맞춰 수요가 늘어나고 매매시장에서 나오는 시세차익도 다른 중·대형보다 월등해서다. 꼬마 아파트는 월셋집으로 내놓으면 연 4% 수익은 거뜬한 상품으로 변신한다. 2014년 소형평형 의무비율제 폐지로 공급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여서 초소형 아파트 몸값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 28층은 5억2250만원에 손바뀜 됐다. 딱 1년 전 같은면적 32층짜리가 4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억2250만원, 30.6%나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이 아파트 전용 84㎡ 15층 매매가격이 10억3000만원에서 10억8000만원으로 5000만원 뛴 것과 비교하면 금액으로는 2배, 상승률(4.9%)로는 6배 더 높다. 꼬마 평형 아파트값 오름세는 단지 전체를 봤을 때도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달 구로동 구로두산 전용 44㎡ 18층은 2억4000만원에 매매거래돼 2년새 20% 올랐다. 같은기간 이 단지 가격 평균 매매가격은 9.9% 뛰었다.
이렇게 가격이 뛰는 것은 그만큼 거래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거래된 전용 40㎡ 이하 아파트는 총 2만3344건으로 2013년 1만3677건보다 70.7% 늘었다. 수도권 아파트 전체 매매건수가 이 기간 58.6% 오른 것을 웃도는 수치다.
네 명 중 한 명(23.9%)이 혼자 살 만큼 젊은층을 중심으로 1·2인 가구가 꾸준히 늘면서 이들이 살기 적당한 소형아파트 선호도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오히려 줄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 수도권에서 전체 공급량의 15.7%를 차지했던 전용 49㎡ 이하 소형아파트 비중은 2014년 정부가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폐지하자 그해 8.1%로 반토막 난 뒤 지난해에는 7.3%까지 떨어졌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많은 수도권의 경우 조합 입장에서는 공사비용에 큰 차이가 없지만 분양가를 더 받을 수 있는 59~84㎡ 중소형을 짓는게 더 낫기 때문이다.
찾기 귀하다보니 분양시장에서도 소형은 더 대우받는 분위기다. 올 들어 1~3월 전국에서 나온 전용 49㎡ 이하 소형 아파트 타입은 11개였는데 이중 8곳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소형 의무비율 때문에 끼워넣기식으로 공급했던 초소형 아파트가 가구 구조 변화와 월세 시장 확대 덕에 수요가 몰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수익형부동산의 대표격인 오피스텔이 최근 평형을 넓히면서 ‘실거주’ 중심의 아파트급 주거시설로 발전하는 반면 아파트는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기존 오피스텔과 비슷한 틈새형 임대상품으로 탈바꿈하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는 것도 관심거리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건설사들도 잇따라 초소형이 낀 새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이달 중 천안 봉명2구역 재개발 단지로 선보이는 ‘천안 봉서산 아이파크’는 총 665가구 중 17가구를 전용 49㎡로 채웠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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