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비롯한 일부 지방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에서도 재건축을 중심으로 분양 대박이 나타나면서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부동산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부산 연제구 연산2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연산 더샵’이 평균 239대 1에 달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99만원으로 37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8만9489명이 몰렸다.
올들어 흥행 ‘대박’을 친 분양은 상당수가 지방에서 나왔다. 지난달 한화건설이 창원에 분양한 창원대원 꿈에그린이 평균 143대 1, 동원개발이 해운대구 우동에서 분양한 해운대 비스타 동원도 평균 86.7대 1의 청약경쟁률을 올렸다. 이는 지방의 일반주택 매매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7일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지난 4일 기준)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전에 비해 하락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하락세(-0.01%)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5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앞둔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한다. 지난 2월 수도권에서 시작된 원리금 동시상환 원칙을 적용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5월부터 지방까지 확대되는 만큼 규제 대상이 아닌 신규 아파트 분양으로 쏠린다는 얘기다. 현재 금융 당국에서는 신규 분양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은 은행 자율에 맡긴 상태다.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집단대출 금리를 높여주긴 해도 상대적으로 허들이 낮은 것. 결국 주택수요자들도 기존주택 매매시장보다 분양시장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 구조란 진단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PWM센터장은 “저금리에 내수경기가 안좋은 만큼 소액투자자들이 분양시장으로 몰린다”면서 “소액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지방에서 분양시장 열기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택시장도 2월 대출규제 충격에서 벗어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114가 8일 내놓은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1% 올랐고, 전날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0.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대출이자 상승 우려도 같이 사그라드는 게 긍정적이다.
다만 지방 분양시장에 부는 봄바람이 기존 아파트 거래로 연결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반 매매시장이 위축되면 분양시장도 영향을 받게된다. 지방 대출규제 강화로 매매시장이 위축되고 자칫 분양시장으로 불똥이 튀면 상황은 다시 바뀔 지 모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출규제를 앞두고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시장이 이미 크게 위축 상태”라며 “하락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하락세인 지방 분양시장에 단기 전매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김기정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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