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와 업무, 관광수요까지 세가지 성격의 상권이 겹친 서울 동작구 사당역세권. [김태성 기자] |
상권이 만들어지려면 배후수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주춤해진 요즘같은 상황에는 아무리 탄탄한 배후를 갖췄다고 해도 상권이 휘청일 수 있다. 철저히 오피스가를 겨냥해 형성됐지만 기업들의 잇딴 ‘판교 엑소더스’와 치솟는 공실률 탓에 부진을 면치 못하는 테헤란로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는 복수의 상권을 끼고 있어 부침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하이브리드’ 상권이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밤만 되면 텅텅비는 오피스가, 평일 낮에는 파리 날리는 주택가와 같이 특정 시간대에는 손님이 없는 단일 상권의 단점을 보완할 뿐 아니라 의료나 관광 상권까지 껴 있으면 다른 지역에서도 소비자가 몰리는 랜드마크급 상권으로 부상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12일 상가정보 전문업체 점포라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당역세권이 낀 동작구 사당동·남현동 상가 거래건수는 74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4건보다 3배 넘게 늘었다. 권리금 평균이 1억2033만원으로 작년 1분기 9970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 뛸 만큼 상권 가치가 높아진 것이 실거래로 이어진 셈이다. 임대료 상승도 가팔라 지난 2013년 1분기 1㎡당 5만900원이었던 사당역세권 중대형 매장 평균 월세는 5만3800만원으로 5.7% 올라 같은기간 서울 평균 상승폭인 2.9%를 뛰어넘었다.
감정원조사에서 사당역세권에 이어 서울 주요 상권 중 두번째로 낮은 공실률(1.3%)을 보인 경희대 상권은 대표적인 대학가 상권에서 인근 뉴타운 개발로 ‘대학+주거’ 성격을 갖춘 복합상권으로 진화했다. 2013년 1분기 4.4%에 달했던 이 곳 상가 공실률은 전농7구역과 답십리16구역에서 5000가구에 달하는 주거 배후수요가 쏟아져나오면서 급감해 1%대로 떨어졌다.
지방에서도 복합상권의 위력은 두드러진다.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린 지역은 대구 시지지구로 무려 10.1%를 기록했다. 지난 1992년 지정된 택지지구인 이 곳은 전형적인 주택가 상권이었지만 지구 바로 옆에 삼성라이온즈파크가 들어서고 오는 2018년까지 롯데 복합쇼핑타운과 미국 조지타운대 통합의학대학원 등이 들어서는 수성의료지구 개발까지 진행되면서 향후 의료관광객까지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은 알짜 상가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이같은 복합상권은 시간대와 상관없이 다양한 유동인구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온다. 평일에는 대학생과 근로자들을 주요 소비자로 모으고 주말에는 타지에서 온 관광객 발길을 이끌 수 있어서다. 최근 도시 개발 트렌드 자체가 업무와 주거, 관광까지 한데 모은 자족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같은 트렌드를 따라 국토교통부도 올해 업무계획에서 도시 재개발사업때 용도지역상 건축행위 제한을 폐지해 대형쇼핑몰과 지식산업센터, 비즈니스호텔 등 복합개발을 허용하기로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맞춰 최근 나오는 상가도 복수의 상권을 낀 곳이 많다. 한양대 대학상권과 성동구청 등 공공기관 업무상권, 뉴타운 입주민을 대상으로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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