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발표를 하루 앞둔 14일 업계에서는 IBK투자증권을 유력한 후보로 전망하는 가운데 남은 자리를 두고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 등록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위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가운데 정성평가 비중을 80%까지 높게 책정하는 한편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정성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혀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날 오후 금융위에서 결과를 발표한다는 전망도 있었으나 금융위 관계자는 “오늘(14일) 오후 6시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위원회 회의를 시작해 최종 검토를 마치고 15일 오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중기특화증권사에 지원한 IBK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동부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BNK투자증권, SK증권, HMC투자증권, KB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13곳 가운데 5~6개 증권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된 곳에는 중소·벤처 기업의 인수합병(M&A)자문과 자금조달 업무 등을 지원한다. 증권담보 대출 우대금리와 채권담보부증권(P-CBO) 운용사 선정 우대 등의 혜택도 있어 연간 50억원 가량의 수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설립취지부터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IBK투자증권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점치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선정여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런 입장”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중소기업 특화시장인 코넥스에서 상장자문 1위를 기록하고 있고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에 대해 작년 여름부터 준비하는 등 중소기업 관련사업에 일찍이 힘을 쏟은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부랴부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등록에 나선 경쟁사들과 달리 지난달부터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로 등록해 활동한 코리아에셋투자증권도 차순위자로 지목된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금융센터를 출범시켜 중소기업에 특화된 업무에도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유진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도 최근 크라우드펀딩 ‘온라인 소액 중개업자’ 등록을 마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KTB투자증권은 KTB네트워크와 KTB PE의 30년이 넘는 업력을 바탕으로 한 중소·중견기업과의 연관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유진투자증권은 중형사 가운데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5건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며 3166억원의 인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등록을 추진한 키움증권은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아직 등록을 완료하지 못해 다소 불리하다는게 업계 평가다. 최근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등록을 추진한다고 알려진 SK증권과 HMC투자증권도 “29일 중기 특화 사업관련 프레젠테이션(PT)에서 크라우드펀딩 업무 추진에 대한 사내협의 과정을 언급한 정도”라며 “금융위에 어느 정도 어필은 할 수 있겠지만 사업이 가시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가시권에서는 다소 멀어진 분위기다.
KB투자증권은 최근 현대증권 인수로 종합금융투자회사 급으로 덩치가 커지면서 이번 중기특화증권사 선정에는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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