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두산인프라코어 ◆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해외 자회사인 두산밥캣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신흥시장 침체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2130억원, 2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2%, 9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이 8595억원으로 적자 폭도 컸다. 소형 건설기계 분야 세계 1위인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4조408억원, 영업이익 385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대형 건설기계 사업에서 중국 지역 매출은 3462억원으로 전년(7117억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과 공장 폐쇄 등에 들어간 비용도 작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작년 사무직·생산직 포함 총 1500명가량을 구조조정했다. 벨기에·브라질 등지에 있는 수익성이 떨어진 생산 공장을 폐쇄하고 비주력 사업인 프랑스 자회사 몽타베르도 매각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총 7349억원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계산했다.
부채비율은 두산밥캣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로 전년보다 5%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266.8%로 높다. 작년 결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0.09배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을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경기가 조금씩 개선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1분기 중국에서 굴착기 1446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엔진 사업 분야에서도 북미·유럽 등지에 납품할 G2 소형 디젤엔진 물량이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작년 말 개발에 성공한 K2 전차 엔진의 생산·수출이 본격화하면 연내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 조직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올해부터 영업이익에 반영될 전망이다.
재무건전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9일 공작기계 사업 매각 대금 1조500억원이 유입되면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공기사업 매각이 완료되면 영업실적 개선과 이자비용 감소 효과로 이자보상배율이 2.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차입금이 8150억원가량이지만 작년 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약 1조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으로 대부분 상환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하반기 두산밥캣이 성공적으로 상장되면 구주매출로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지난 1월 3375원까지 떨어졌던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3개월 만에 최고 8540원까지 153% 급상승했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두산인프라코어가 매출액 1조5634억원, 영업이익 938억원, 당기순이익 263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매출액은 6%가량 감소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한 해 매출액 6조1064억원, 영업이익 5460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관건은 역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경기가 얼마나 회복될지다. 올해 1분기 중국에서 굴착기 판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굴착기 판매 증가는 새 배기가스 규제 발효를 앞두고 가격이 오르기 전에 업계에서 미리 구매에 나선 영향도 있다"며 "중국 내 건설장비 수요가 앞으로 계속 증가할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