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SC제일은행 본사. 건물 최상단에 붙어 있는 ‘SC은행’ 간판이 내려졌다. 대신 ‘SC제일은행’ 이 쓰여진 간판이 붙었다. 지난 1958년부터 사용하던 ‘제일은행’ 명칭이 살아난 셈이다. 2005년 이 은행을 인수한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2012년 1월 ‘제일’이라는 명칭을 뺀지 4년 만이다.
제일은행 출신의 SC제일은행 퇴직 임원은 “회사를 떠난 후 가장 잘 한 일이 명칭을 바꾸기로 한 일”이라며 “무엇보다 부르기 쉬운 이름이 고객에게 다가가기에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이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ard)은행의 준말인 ‘SC은행’에서 ‘SC제일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일등은행’ 도약을 다짐했다. SC제일은행은 28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본점에서 박종복 행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판 제막식을 열었다.
박 행장은 이날 “우리는 제일은행 선배들에게 일등 DNA를 물려받았고 일등을 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며 “임직원의 우수한 잠재 역량과 스탠다드차타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재결합하고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빠른 시간 내에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기대된다. SC제일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예년 수준인 1000억원대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인데 이어 4분기에는 394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2분기 연속 적자에서 실적 반등을 한 것이다. 이런 반전은 희망퇴직과 같은 단기적 비용을 지난 4분기에 털어냈고 인력 감축을 통한 인건비 절감 영향이 크다. 하지만 박 행장의 부르짖는 영업력 회복도 뒤따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C제일은행의 목표는 자산관리에 특화되면서도 소매시장 틈새를 노리는 은행이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SC제일은행이 해외로 이전할까봐 믿지 못해 돈을 못 맡긴 측면이 있었다”며 “SC제일은행으로 이름으로 바꿔서 자산관리 부문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대한 노력해서 국제적인 자산관리 상품을 많이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은 이를 위해 국내 자산관리 고객이 홍콩·싱가포르 등 국외 글로벌 투자전문가에게 직접 영상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원격 자산관리 시스템’을 올해 말 도입한다. SC그룹의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국내은행들은 이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이와함께 SC제일은행은 개인고객을 상대로 한 소매금융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통한 이자수익 확보는 국내 은행업의 근간이므로 이를 놓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런 흐름은 대표적인 개인전용상품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대응에서도 드러난다. SC제일은행은 ISA판매에 대해 다른 시중은행 못지 않게 적극적이다. 비슷한 자산 규모와 수익을 가진 한국씨티은행이 ISA 판매를 하고 있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한편 SC제일은행은 삼성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공동 영업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박 행장은 “이름까지 바꾼 마당에 작년보다 적어도 1000억원은 더 벌 것”이란 목표를 세웠다. 이 은행은 작년 회계년도 기준으로 28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중 특별퇴직에 들어간 단기 비용 4943억원을 빼면 약 800억원의 이익을 봤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2000억원 내외의 이익을 내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전망은 좋다. 이 은행은 이미 작년 961명이 희망퇴직을 실시해 4943억원의 비용을 치렀다. 이를 통해 1분기에만 600억~700억원 가량의 인건비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소비자 보호는 보안점이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2월 금융감독원으로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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