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사하구 다대동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
다음달 2일 본격 시행되는 지방 주택담보대출 규제(여신심사 가이드라인)를 앞두고 대구 수성구 일대 아파트 호가는 4000만원가량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 문의는 뜸하다.
이 일대는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던 지난해, 분양 장(場)이 섰다 하면 평균 경쟁률이 100대1을 넘어서면서 세간의 관심을 샀던 지역이다. 지방 8학군으로 주목받다 보니 '해는 져도 수성구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식의 투자 기대감 속에 기존 아파트 전용 85㎡형 매매가격이 5억원을 오가고 분양권 웃돈은 5000만원을 넘나들던 걸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인다는 취지로 5월부터 지방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경신고 인근에 있는 '캐슬골드파크' 전용 85㎡형의 경우 KB부동산 시세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시세가 3000만원가량 내려앉았다. 분위기가 좋던 지난해 2~3분기만 해도 매매가격이 4억9000만~5억250만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4억5000만~4억9250만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전세금은 3억6000만~3억7000만원 선으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세 하락세는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여서 경신고 앞 '범어SK뷰' 전용 85㎡형은 지난해 12월 이후 200만~1000만원가량 떨어졌다"며 "현재 매매는 6억3000만~6억7000만원 선으로 급매물도 심심치 않게 나오지만 거래는 잠잠하다"고 말했다.
앞서 2월 1순위 청약 때 평균 152대1의 경쟁률을 보인 '만촌역 태왕아너스'는 당시 평균 웃돈이 40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500만원 안팎을 오가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조정 분위기는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1~2년 새 전국 청약 시장을 이끌고 있는 '부·울·경' 중 울산의 경우 한국감정원 주간 시세 동향에 따르면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동구 아파트 값이 6주째, 경남 거제 역시 7주째 하락세다. 지난해 4월 1순위 청약 신청 당시 256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접수를 마감했던 중구 '약사더샵'은 당시 분양권에 평균 4000만~6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지만 현재는 35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부산·경남은 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청약 시장의 경우 3월 부산에서 분양한 '연산 더샵'(연산2구역 재개발)은 1순위 청약 접수 시 평균 230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후 분양한 'e편한세상 부산항'은 85.17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남 창원 '대원 꿈에그린'(평균 152.8대1)과 진주 '대방노블랜드'(평균 112.3대1)도 열기는 비슷했다.
반면 기존 아파트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평이다. 부산 연산동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일대 재건축·재개발 사업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 값이 떨어지지 않지만 고점에 다가선 것 같다는 판단을 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3월 부산 주택 거래는 91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7% 줄었다.
28일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완화 상태를 1년 더 지속하기로 윤곽이 잡힌 상황이지만 향후 입주 물량 등을 감안할 때 지방 아파트 시장은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