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가 약보합권에서 출발하고 있다. 최근 지수가 국제유가의 회복과 함께 반등했지만, 정책 공백기인 5월을 맞이하면서 안도랠리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오전 9시 4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9포인트(0.25%) 내린 1995.94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가 2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12일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앞서 코스피는 이달 들어 단기 급등 장세를 펼쳤다. 지난 1일 1% 급락해 1970선에서 거래를 마친 이후 지수는 줄곧 상승세를 보이면서 21일에는 연중 최고점(종가)인 2022.10에 마감했다. 이는 외국인의 우호적인 수급이 지수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 우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수는 기관의 매도 공세에 밀려 고점을 높이는 데 실패했다. 특히 전날에도 기대에 못미친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하락 반전하면서 외국인마저 매도 우위로 수급 전환, 2000선 턱걸이 마감했다.
증시의 불확실성을 자극해온 글로벌 주요 통화정책 이벤트는 일단락됐다. 현재 시장에서는 일본을 제외하면 대체로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월 성명서에서 사용했던 경기확장(expanding)이라는 용어를 삭제하고 경기둔화(slowed)를 언급했다. 가계 소비 역시 완만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표현에서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생각보다 다소 통화완화적인 입장을 지속했다면 일본은 기대했던 추가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도입한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직접 대출 등이 실행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번 동결 결정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지수를 끌어올린 외국인의 수급이 이날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지가 앞으로 지수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음달 5일 영국의 지방의회 선거를 통한 브렉시트 이슈 부각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홍 연구원은 다만 “최근 엔·원 환율이 1050원을 넘어섰고, 국제유가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증시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부진하게 발표된 영향으로 3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애플이 3% 넘게 급락한 점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1% 이상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 가까이 밀려났다.
국제유가는 달러화 약세 효과로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70달러(1.54%) 오른 46.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이 내림세다. 증권, 운수창고,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기계, 통신업, 금융업, 의약품 등이 하락하고 있다. 반면 전기가스업, 유통업, 운송장비 등은 소폭 오르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4억원, 100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개인은 나홀로 98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31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신한지주는 1% 이상 내리고 있고 삼성전자, 현대차, POSCO, SK하이닉스, LG화학 등도 하락하고
이 시각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257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 428개 종목은 내리고 있다. 상·하한가 종목은 없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일 대비 0.32포인트(0.05%) 오른 700.02를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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