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이 지난 3월 14일 취임한 후 50일이 지났다. 김 회장은 취임 첫날부터 현장속으로 들어가 ‘협동조합 정신’을 되찾기 위한 일명 농심(農心) 찾기 프로젝트를 가동, 전국 곳곳을 누비며 50일을 마치 100일처럼 뛰고 또 뛰었다.
김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유독 ‘농심(農心)’과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투철한 현장의식으로 임기 4년을 8년처럼 일하는 농협중앙회장이 되겠다며 ‘협동의 횃불’이라는 표현으로 새 출발을 천명, 230만 조합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후보시절부터 하루 평균 2~3시간씩만 수면을 취한다는 김 회장은 요즘 부쩍 핼쓱해졌다.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에 김 회장은 “(다이어트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부작용 없이 살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절한 목표’를 갖고 묵묵히 도전하는 삶을 살면 된다”고 농담을 던졌다.
↑ (위)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11일 경기도 안성시 고삼면 호동마을회관 광장에서 ‘범농협 전국동시 영농지원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래) 같은 날 호동마을 농가에서 진행한 농촌일손돕기에서 김 회장(오른쪽)이 모판을 나르고 있다. |
김병원 농협회장은 “전국 동시 농촌일손 돕기가 마중물이 돼 도시의 많은 기업체와 봉사단체 등도 영농철 농촌일손돕기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농협은 사무소별로 자체 봉사단을 구성해 연중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농촌일손돕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임 회장에 바란다’는 설문조사를 진행해 8000여 명의 의견을 책자로 만들어 이동 중에 틈나는 대로 읽으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30일에는 1박2일 일정으로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한 계열사 전 임원진과 시군지부장 등 430여명과 함께 리더십 콘퍼런스를 열었다.
그는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농업의 문제 ▲농협의 현주소 ▲농협금융의 문제점 등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농협 조직과 문화에 존재해 온 잘못된 관행들을 바꿔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120명 안팎이 참여했던 지난해 콘퍼런스에 비해 올해는 규모가 크게 늘었다. 주제와 형식도 확 달라졌는데 29일 오후 6시 시작한 행사가 다음날 오전 5시에서야 끝났다.
이번 콘퍼런스는 현재 농협이 처한 절박한 위기를 농협 계열사 모두가 공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 회장이 직접 밤샘 토론을 제안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밤샘토크 열정은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교수 활동을 하며 쌓은 ‘밤샘 내공’이 한 몫 한것으로 보인다. 그는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에도 매월 충남 금산군 소재 한국벤처농업대학을 찾아 농업인 학생들과 수시로 1박2일 밤샘 토론을 벌이고 있다. 특히, 농업의 문제와 농협의 현주소, 금융의 문제점들을 참가자들과 함께 밤새 짚어가며 협동조합 원칙 중 지역사회기여 원
김 회장은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답을 찾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임기 4년을 8년처럼 일하는 농협회장의 모습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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