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외국인을 비롯한 채권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베팅에 나섰다. 외국인들이 만기가 짧은 단기물 위주로 국채 현물과 선물 매수에 나서면서 국고채 금리는 또다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기준금리 인하기대감도 최근 원화값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고 나면 외국인 채권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대비 0.001%포인트 하락한 1.412%에 거래를 마감해 또다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5년만기 국고채 금리도 1.521%로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9일과 10일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채권 현물을 6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틀간 3년 만기 국채 선물 시장에서는 1만7000계약 순매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은 금통위원 교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5월 금통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선 해운 조선업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위해 한국은행이 이른 시일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은 당장 오는 13일로 예정된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내려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인하 신호는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금 당장은 기준금리 인하가능성을 보고 우리 국채 등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들은 만기가 3년이상, 10년이하 중장기 채권을 주로 매수했으나 지난 주부터 2년 이하 단기 채권을 집중 매수하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은 단기 채권 가격과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경기성장률 물가상승률 등 거시경제지표는 장기 채권에 영향을 미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만기도래 물량보다 훨씬 많은 채권 물량을 매수했다는 점에서 종목 교체보다는 금리 인사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국채 선물 시장에서도 3년과 10년물 모두 미결제약정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통화정책 기대로 당분간 채권 시장 강세(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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