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억원 이하 `꼬꼬마 빌딩` 매매가 활발한 서울 마포구 홍대 주변. [매경DB] |
12일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에서 체결된 매매가격 5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거래 총 111건 가운데 50억원 이하는 총 71건으로 전달 36건보다 2배 넘게 늘었다. 50억~100억원(30건)과 100억~200억원(8건) 등 다른 금액대도 훌쩍 뛰어넘으면서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로 압도적이었다.
5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시장에 개인 자산가가 대거 유입된 덕택에 이달 서울 중소형 빌딩 거래를 매수 유형별로 분류해 보니 개인 비중이 87.2%로 역시 한 달 전보다 30.1%포인트나 훌쩍 뛰었다. 이런 경향은 4월에도 계속됐다. 최근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월하는 '매물 실종' 사태 탓에 전체 빌딩 거래 자체는 65건으로 줄었지만 이 중 50억원 이하 빌딩 매매 비율은 63%로 전달과 비슷했다.
이진석 리얼티코리아 상무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팔면 나오는 10억원 초·중반대 자금을 종잣돈 삼고 여기에 은행 대출을 매매가 대비 50% 이상 받아 빌딩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음식점이나 잡화매장 등 근린생활시설을 임차인으로 들이면 연 4% 임대수익률이 나오는데, 레버리지 효과를 고려하면 6%까지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워낙 매물이 없다 보니 근생빌딩을 넘어 상가주택까지 물색하는 강남 부자들도 적잖다. 꼬꼬마 빌딩 거래는 전통적인 빌딩 거래 메카인 강남구뿐 아니라 홍대와 연남동 상권이 있는 마포구에서도 활발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서울에서 50억원 이하에 팔린 빌딩을 자치구별로 살펴보니 강남구가 31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마포구가 서초구와 같은 16건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잠실 상권이 있는 송파구(14건)를 제친 것이다.
유명 맛집을 무기로 급부상한 상권이지만 아직 강남대로 같은 '초대박' 상권보다는 매매가가 저렴해 1인 부자라도 넘볼 만한 금액대라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최근 마포구 서교동 이면도로 코너에 있는 대지면적 180㎡, 연면적 417㎡짜리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이 한 달에 월세만 총 1300만원이 꼬박꼬박 들어오는 알짜 물건으로 각광받으며 수도권의 한 50대 초반 자산가 A씨에게 38억원에 팔렸다. 신발가게, 액세서리점, 최근 젊은층에 인기 많은 매운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임차인으로 있는 이 빌딩을 매입하는 데 A씨가 들인 돈은 8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30억원은 은행 대출로 조달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통으로 임차해 매월 900만원이 임대수익으로 나오는 극동방송 옆 상수동 4층짜리 상가 건물은 서울 강남구에 사는 B씨가 종잣돈 20억원에 은행 대출 15억원을 합한 35억원에 지난달 구입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서울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은 "빌딩을 자녀에게 증여·상속할 때는 과표 기준이 시세보다 낮은 공시지가인 만큼 절세 효과가 생긴다"며 "시세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아파트보다 유리해 자녀를 위해 빌딩을 마련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빌딩 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