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코스피가 닷새만에 강보합권에서 출발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내릴만큼 내렸다’는 심리가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오전 9시 4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2포인트(0.06%) 오른 1978.61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5월 들어 전날까지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지난달 21일 2020선까지 치고올라간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흐름이다.
지수의 지지부진한 움직임은 무엇보다 기관이 매도공세를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은 지수가 강세를 보이던 지난달에도 약 1조8865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내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은 2조원에 달하는 매수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월말 개인마저 매도우위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끝내 200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문제는 이달 들어서도 기관의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기관은 이달에만 벌써 1조2000억원이 넘는 물량을 내놓으면서 전월 대비 매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그나마 외국인의 매수세도 잦아지면서 수급 상황도 좋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1분기 실적시즌도 막바지에 이르러 모멘텀은 부재한 상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통화정책 변수보다는 경기 영향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글로벌 경제지표 역시 회복 신호 또는 둔화 신호가 아직까지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매크로 지표의 영향력도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예컨대 상승했던 물가지표들이 일시적 조정기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연초 이후 주도주 역할을 했던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 인플레이션 관련주는 모멘텀 공백기를 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미국 6월 기준금리 동결확률이 4%까지 낮아지는 등 연준 발 호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경제지표도 아직은 랠리를 자극할만큼 턴어라운드 신호가 강력한 상황이 아니다”면서 “반면 실적호전으로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 또한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주식시장은 경기회복 신호를 기다리며 업종별 빠른 순환매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국제유가의 상승과 연준(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애플의 부진 등이 겹쳐지면서 혼조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강보합, S&P500지수는 약보합, 나스닥지수는 0.49%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생산 증가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47달러(1.02%) 오른 46.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다. 전기가스업, 건설업, 운수창고, 유통업 등은 상승하고 있는 반면 철강금속 전기전자 기계 등은 하락하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4억원, 101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개인은 82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3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KT&G, 한국전력 등은 1~2%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삼성물산, NAVER, 기아차 등도 오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POS
이 시각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중인 해태제과식품을 포함해 349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 300개 종목은 내리고 있다. 해태제과식품은 상장 이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일 대비 0.42포인트(0.06%) 오른 705.46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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