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해태제과식품의 주가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장 초반 강보합권에서 출발했지만 개장 직후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곧바로 7%대 급락세를 보였고, 개인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다시 강보합권으로 올라섰지만 이내 힘이 빠져 재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급등 랠리는 일단 진정되는 모습이다. 지난 5거래일 동안 네 번의 상한가와 11%대 급등세를 보이면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해태제과식품의 공모가는 1만5100원이었다. 하지만 전날에는 장중 6만8000원을 찍으면서 공모가 대비 4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시가총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 중인 모회사 크라운제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해태제과식품의 강세는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추격 매수가 주효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하자 너도나도 상승랠리에 뛰어들고 있는 것. 실제로 개인은 상장 첫날 152만9936주를 사들인데 이어 5거래일 연속 물량을 쓸어 담으면서 전체 매매비중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동시에 ‘팔자’로 나서면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상한가 행진이 연일 계속되자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차익실현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해태제과식품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실적 대비 주가가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 해태제과식품의 공모가인 1만51000원은 당초 희망밴드 최상단이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공모가가 밴드 상단에 정해질 경우 밸류에이션이 다소 부담스럽다고 평가한 바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허니버터칩 출시는 신선했으나 물량 성장이 정체된 한국 내수 제과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의 추가적 변동을 기대한다는 것은 다소 막연하다”면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추가로 부여하기는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태제과식품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상장 당시 16배 언저리에 머물렀지만 1분기 순이익으로 단순 계산한 현 주가 기준 PER은 85배에 달한다. 이는 경쟁사인 롯데제과(47배)와 음식료업종 평균 PER(20배)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해태제과식품의 이번 1분기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현 주가가 해당 실적 대비 너무 과도한 수준까지 오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해태제과식품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2%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순이익은 각각 23.6%, 34.1%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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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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