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압구정지구 중개업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유주와 투자자들 문의로 전화벨이 쉼 없이 울렸다. 국내 부촌의 상징인 서울 압구정 일대에 대한 새로운 정비계획 윤곽이 드러나면서 주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골드웰부동산중개법인 관계자는 이날 "학교 신설과 녹지 공간 확보 등 주민들이 희망했던 사항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며 "오랜만에 고무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시도 압구정지구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변경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오는 8~9월 주민공람이 목표라고 이날 밝혔다.
1만여 가구에 달하는 압구정지구는 2014년 3월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후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재건축 밑그림인 정비계획안을 세우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고 1년여 만에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이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정비계획안이 마련되면 주민공람과 함께 주민설명회를 열고 정비구역 지정에 나선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비구역으로 확정되면 주민들은 구역별로 재건축사업 주체인 추진위원회·조합을 설립하고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이주, 철거 등 절차를 밟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압구정동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2013년 3386만원으로 떨어진 후 바닥을 치고 이달 3904만원까지 회복됐지만 전 고점인 2009년(4301만원)보다 여전히 낮다.
압구정 아파트 투자의 핵심은 얼마나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이 추진될지 여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사업에 대한 장년층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층수 규제를 완화해 지역 특색을 살린 명품 단지를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층수에 따라 재건축 찬반이 갈릴 전망이다.
중소형 아파트를 넣어 추가 분담금을 줄일 것인지, 아니면 시장에 팔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이 적더라도 1대1 재건축으로 지금처럼 중대형 평형을 유지할 것인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1대1로 재건축한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처럼 명품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