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녹십자 계열의 녹십자랩셀과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의 에스티팜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모회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양사 관계자는 “잠정적인 상장예정일은 이달 27일”이라면서도 “가급적 날짜를 당겨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약속이나 한 듯 답했다.
녹십자랩셀은 1분기 매출 2위권인 녹십자의 계열사로, 매출의 90% 이상이 검진 서비스에서 나오고 있다. 향후 성장동력으로는 현재 개발 중인 NK세포(자연살해세포) 치료제가 꼽힌다. 전세계적으로 출시된 적이 없는 품목이며, 현재 국내 임상 2 상 승인을 받아 경쟁사 대비 진행속도가 가장 빠르다.
모회사 녹십자의 녹십자랩셀 지분율은 48% 가량이다. 녹십자랩셀 상장으로 200만주 유상증자가 단행되면 모회사 지분율은 40%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녹십자랩셀의 공모밴드가 1만3600~1만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가총액 1500억원 수준에서 상장이 전망돼 자회사의 ‘격’ 자체가 높아진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발행주식수와 공모가에 따라 현금이 회사로 유입, 모회사의 연결 자기자본 총액이 늘어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녹십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성장성이 좋은 녹십자랩셀이 투자자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향후 모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인식, 장기적으로 주가에도 순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티팜은 1분기 매출 6위권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계열사다. 그룹에서 원료의약품(API) 분야를 담당해 길리어드, GSK 등에 신약 API를 제조, 공급하고 있다. 원료의약품회사로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연장 기업에 선정됐고 올해 C형 간염 치료제의 출하 지역 확대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티팜 상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배구조 완성의 방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이슈 해소는 밸런스 좋은 사업 포트폴리오와 핵심 자회사들의 실적 성장, 지속적인 R&D 투자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에스티로부터 에스티팜의 지분 10%를 인수해 에스티팜의 지분 중 20%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번 에스티팜 상장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분율은 15%까지 떨어지게 된다. 다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전환 2년 이내에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하므로 에스티팜에 대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분 확대가 강제된다. 지난 2014년 10월 30일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6년 10월 30일까지 에스티팜 지분 중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이찬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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