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전문회사에서 2012년 물류 사업을 추가해 덩치를 키워 온 삼성SDS가 사업부문 분할에 나선다. 사업부문별로 회사를 분할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분할된 회사를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과 합병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당장 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SDS는 3일 사업부문 분할·합병 추진 검토 보도와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에 대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사업부문을 분할한 이후의 합병 등 추가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삼성SDS 사업부문과의 합병에 대해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도 “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 공시를 냈다.
삼성SDS의 사업부문은 크게 IT서비스부문과 물류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 기준으로 IT 서비스 부문의 매출액은 5조4944억원, 물류 BPO 부문은 2조3044억원으로 IT서비스 부분이 2.4배 규모다. 올 1분기 매출액은 IT서비스 1조1250억원, 물류BPO 6200억원으로 격차가 1.8배로 좁혀졌다.
최근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삼성SDS의 물류 부문을 분할해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삼성 고위 관계자도 가능성을 언급했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삼성물산 상사 부문과 합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관계사들이 이날 부인공시를 통해 합병을 공식적으로 부인함으로써 향후 삼성SDS가 사업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해 한때 삼성SDS 물류 부문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검토했지만 최근 주식매수가격 청구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매수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며 일성신약의 손을 들어주면서 합병 검토작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삼성SDS 물류 부문과의 합병을 검토하다 최근 법원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정이 다시 논란이 되자 무리하게 추가 합병을 밀어붙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시 배경에는 삼성SDS 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할 필요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알짜 사업인 물류 부문을 실제로 삼성물산에 넘길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SDS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시장 기대 자체가 근본적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오너 프리미엄’을 기대하며 삼성SDS에 투자해 온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며 “일부 주주들이 배임 논란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 주가는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2.05%의 지분을 매각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SDS 분할·합병설이 보도된 3일에는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15% 가까이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삼성SDS가 조회공시 이후 마감 시한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답변 공시를 낸 것도 이런 시장 반응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물산 주가는 공시직후 상승폭이 잠시 줄기도 했지만 오후 2시 현재 전일대비 5.2% 오른 12만원에 거래됐다. 삼성SDS는 삼성전자(22.6%)와 삼성물산(17.1%)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 번째로 많은 지분(9.20%)를 보유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도 각각 3.9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SDS가 회사를 분할한 뒤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다시 합병 이슈를 꺼낼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조회공시에 대해 3개월 이내에 이를 번복 또는 취소할 경우 불성실공시로 제재를 받기 때문에 일단 올해 하반기 이후로 늦춰졌다고 볼수
[이승훈 기자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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