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 펀드신화를 일궈 ‘미스터 펀드’라는 별명을 가진 구재상 케이클라비스운용 대표가 헤지펀드시장에 뛰어들었다. 옛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이 이달초 사모·헤지펀드운용사로 전환해 이르면 이달말 부동산 관련 사모펀드를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주식 롱숏,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장외주식 등 다양한 투자를 혼합한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의 헤지펀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 아샘자산운용 제이에스자산운용 등 5개 회사에 대해 전문 사모펀드운용사 등록을 승인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투자자문사로 이름을 날린 고수들이 잇달아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구 대표가 이끄는 케이클라비스에 쏠리고 있다.
구 대표는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부동산펀드와 헤지펀드 2개 부문을 주력으로 삼을 계획”이라며 “부동산은 이미 여러 투자대상을 물색해 놨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관련 펀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국내주식 롱숏을 비롯해 다양한 투자전략을 혼합한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의 헤지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자회사로 설립한 신기술금융회사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축적한 CB BW 등 메자닌과 비상장주식 투자 노하우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구 대표는 3년 전인 2013년6월 케이클라비스자문을 설립할 때부터 이미 헤지펀드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구 대표는 서비스 산업이나 중국 관련 소비재가 유망하다고 보고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앞으로 5~10년 사이 시장이 매우 빠르게 변할 것”이라며 “단기 이벤트보다는 10년 이상을 보고 투자하는 철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화장품 헬스케어 등 중국에서 수요가 있는 서비스업과 제조산업은 현재 주가수준이 좀 높아도 꾸준히 성장할 것”라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1997년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미래에셋그룹을 함께 일군 창업공신이다. 부회장으로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 부문을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지난 2001년 국내 최초 개방형 뮤추얼펀드인 ‘인디펜던스 펀드’와 환매수수료가 없는 선취형 뮤추얼펀드 ‘디스커버리’펀드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2000년대 중반 국내 주식형펀드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2년 말 미래에셋을 그만두고 이듬해 6월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은 설립했다. 설립 5개월만에 3000억원 규모의 큰돈을 끌어모았으나 명성에는 다소 못미치는 성적표를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설·조선·화학 등 당시 조정을 받은 중후장대 산업에 대한 저가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시장의 주도주가 구조적으로 바뀌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년 12월 출범한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는 20개가 넘는 알짜 비상장주식 발굴에 성공하면서 6개월 만에 600억원이 넘는 투자금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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