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 김씨는 최근 은행 창구를 찾아가 1년 전 가입했던 채권혼합형 펀드를 환매하기로 결정했다.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과 안정성을 보장받는다는 말에 목돈을 넣었지만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어서다. 중위험·중수익 수익 모델로 저금리에 지친 예·적금 자금을 끌어모았던 채권혼합형 펀드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은행 이자+α' 수익을 담당하던 주식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환매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모두 12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시장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3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입돼 2년 만에 무려 10조2000억원이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으나 최근 반 년 동안은 펀드 가입보다 해지 규모가 커진 모습이다.
채권혼합형 펀드 열풍이 사그라든 이유는 수익률 부진이다. 주식시장이 조정에 들어간 지난해 하반기를 포함해 최근 1년간 채권혼합형 평균 수익률은 -0.61%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채권혼합형 시장으로 몰려든 자금은 3조2000억원에 달한다. 389개 펀드 가운데 171개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자금이 집중됐던 운용규모 1조원 안팎의 'KB퇴직연금배당40'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 '메리츠코리아' 등의 수익률이 모두 -1~2%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자산의 3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펀드 다수가 1년 수익률이 -4% 이하로 떨어져 안정성과 수익성을 잡는 데 실패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 부진으로 채권혼합형 상품의 성과가 일시적으로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