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분양 입주권 거래가 집중된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촌 전경. [매경DB] |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시장이 유례없는 거래 활기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지난해의 열기만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다소 빗나가면서 실수요·투자 수요자들은 매매 시점을 두고 바쁘게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서초 잠원동 B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안전 자산처럼 통한다"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은 부동산 투자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매매 문의가 느는 한편 아파트 호가는 계속 오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분양·입주권 거래량(1~5월)이 올해는 총 3881건으로 5년 새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전매 제한이 풀리는 가구 수에 따라 거래량이 달라지는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시세 변화 역시 심상치 않다. 개포지구가 열풍의 진원지로 통하는 가운데 서초·송파는 강남권 프리미엄이, 비강남 지역은 교통망과 개발 호재 등이 부각되면서 억대 웃돈이 오가기도 한다.
강남권 시장만 바쁜 것은 아니다. 12일 현재 기준으로 서울 자치구 중 분양·입주권이 가장 많이 거래된 성동구(총 568건)도 만만치 않다. 지난 3월 전매 제한이 풀린 '힐스테이트 금호'는 5층 이상인 전용 84㎡형 분양가가 6억90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 매매 시세는 7억6000만~8억5000만원 선이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2분기 들어서는 1억4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은 8억3000만원 선에 거래됐다"며 "일대 아파트 분양권이 한두 달 새 2000만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성동구에 이어 거래량 2위(12일 기준·총 515건)를 달리고 있다. 특히 마곡지구는 '매도자 우위' 경향이 뚜렷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월 전매가 가능해진 '마곡힐스테이트마스터'(마곡지구 13단지)는 1분기만 해도 웃돈이 5000만~7000만원 정도였는데 이제는 1억3000만원 이상으로 올라섰다"며 "매물이 속속 거래됨과 동시에
예상 밖으로 분양권 시장이 활기를 보이고 있지만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매도자 우위인 시장이어서 분양권 거래 때 양도소득세를 매수자가 대신 내야 하는 등 최종적으로 집을 사는 실입주자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