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계동 주공아파트 일대 <매경DB> |
한국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한 가운데 갈 곳 없는 뭉칫돈들이 재건축 등 부동산 시장으로 급속도로 유입되는 모양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를 상대하는 주요 은행 PB센터에는 강북 노후 아파트 매입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 가격이 너무 뛰었다는 판단에 따라 고액자산가들이 용산과 노원 등 재건축이 임박한 강북권 아파트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며 “강북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상계주공의 경우 한번에 3~4가구씩 사들이는 자산가도 적잖다”고 전했다.
16개 단지로 총 5만가구에 달하는 상계주공은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8단지를 시작으로 오는 2018년까지 차례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연초 2억500만원 수준이던 8단지 전용면적 31.95㎡는 현재 2억3000만원으로 반년새 12%나 뛰었다.
이 지역은 오는 2019년까지 공연·업무·상업시설과 컨벤션센터를 한데 모아 짓는 서울시의 ‘창동 르네상스’ 프로젝트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1100만원대에 불과해 ‘돈냄새’를 맡은 강남 자산가들의 입질이 몰렸다. 지난 10년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최근 상가를 제외하고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한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도 최근 매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강북은 아니지만 강남 3구와 접근도가 높은 동작 흑석뉴타운도 강남3구발 재건축 호황의 여파가 미치면서 분양권 웃돈만 최고 2억원까지 붙었다.
덕분에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는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은 전주보다 고작 0.01% 올랐지만 서울은 그 아홉배인 0.09%나 뛰었다. 재건축이 한창인 강남구는 한 주만에 0.23% 뛰었고 노원구를 포함한 강북권은 0.05% 상승해 전주보다 상승폭이 0.02%포인트 커졌다.
올해 초만 해도 ‘상고하저(상반기 호황 하반기 침체)’를 내다봤던 전문가들도 지금은 오히려 하반기 과열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지난 5월까지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가 3881건으로 5년내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재건축을 앞둔 서울 주요 아파트들이 이미 역대 최고가에 손바뀜되고 평균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재건축 등 일부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모니터링 수준을 강화중”이라며 “다운계약서 등 시장질서를 해치는 허위계약을 바로잡도록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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