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이 대규모 확장을 통해 2026년 '김해 신공항'으로 문을 열 것이라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섰다. 특히 김해공항 인근인 부산 강서구 일대가 '제주 신공항 학습 효과'로 대박 기대에 부풀고 있다.
22일 부산 강서구 일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해공항 인근 물류용지 땅값은 3.3㎡당 15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지만 4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제주도 성산읍처럼 땅값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졌다.
제주도는 성산읍 일대 68.5㎢를 3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며 토지투기 방지책을 마련했지만 가격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일정 면적 이상을 매매하려면 시·군·구의 허락을 받아야 해 실수요 외 매매가 어렵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도 거래가 가능한 경매에 투자자들 관심이 몰리면서 성산읍 임야가 감정가의 4배에 가격이 형성되는 등 땅값이 급등했다.
부산 강서구 역시 김해공항 확장으로 항공사와 협력업체 직원 등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 비슷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산 신공항 개항은 교통망 확충이나 비즈니스·관광산업 측면에서 부동산 개발 호재로 통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이 정부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김해공항 확장에 따라 토지가 수용되는 곳은 적정한 보상가 문제를 놓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현재 2017년 5월이면 끝나는 이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공항 확장 탓에 다시 연장되면 오히려 토지 거래시장을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산업·물류단지 등 개발 호재로 전반적인 지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주거용 시장은 공항 소음이나 건물 높이 제한 등으로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김해공항 주변은 추가로 개발할 만한 여지가 적어 공항 확장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기정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