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에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0선에서 단숨에 1920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장 초반 1900선을 찍은 뒤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27일 오전 9시 1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52포인트(0.65%) 내린 1912.72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3.39포인트 내린 1901.85 개장했다. 한때 1900선 붕괴가 임박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장 초반 낙폭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지난 24일에도 코스피는 3.09% 폭락했다. 코스닥은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더 큰 충격을 받았고 4.76%나 폭락했다. 엔고로 브렉시트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증시는 7% 넘게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도 3% 넘게 빠졌다. 뉴욕증시의 이같은 급락은 중국발 쇼크가 있었던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유럽증시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8.04% 폭락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6.82%,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는 8.62% 떨어졌다. 진앙지인 영국에서는 FTSE 250지수가 장중 11.4%까지 추락해 사상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24일 하루 동안 전세계 증시에서 2조800억달러(2440조원)가 증발했다.
이같은 증시 충격은 그동안 잔류를 예상했던 낙관론이 우세해 브렉시트의 충격이 배가가 됐고 다른 EU 회원국의 추가탈퇴 우려가 제기되면서 EU체제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활용한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점도 증시 폭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국내 증시가 바닥 수준까지 밀린 만큼 향후 반등을 감안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이 이미 1.0배까지 하락하면서 장부가치의 훼손가능성을 심각하게 반영한 상황”이라며 “리먼사태 전후 국면의 평균 PBR이 0.96배인데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과잉반응을 감안하면 바닥수준은 0.98배인 코스피 1880선대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정책공조를 통한 저점형성 이후 반등 가능성을 예상하며 현 상황을 국내주식에 대한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 은행, 증권 등이 1~2% 급락하고 있고 엔고 수혜업종인 운송장비, 유가하락 수혜업종인 전기가스업 등이 오르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1억원, 100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개인은 140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4일 1500억원 가까이 ‘팔자’에 나서면서 증시 폭락을 주도했지만 하루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매는 962억원 매수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은 오르고 있고 NAVER, 아모레퍼시픽, SK하이닉스, 삼성물산 등은 떨어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개 상한가를 포함해 101개 종목이 상승 중이고 704개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4.97포인트(2.31%) 내린 632.19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지난 24일 4.76%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2% 이상의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 이틀간의 폭락으로 680선이던 코스닥 지수는 6
셀트리온 -1.54%, 카카오 -1.32%, 동서 -1.82%, CJ E&M -2.42%, 메디톡스 -2.07% 등 코스닥 시총 상위 50개 전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총 10위의 코데즈컴바인이 거래 정지가 풀리면서 하한가를 맞은 것도 지수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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