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투표 가결로 패닉 상태에 빠졌던 아시아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향후 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가 한층 강화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투매를 멈춘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코스피는 직전거래일보다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0.96포인트(0.15%) 상승한 648.1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1900.83까지 내려가며 1900선이 위태로웠으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빠르게 지수 하락분을 만회했다. 이날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각각 2112억원, 2390억원 어치 코스피 주식을 내다팔았지만 기관투자가들이 4069억원 어치를 대거 사들였다.
다른 아시아 주요 증시도 상승하거나 하락세가 둔화됐다. 특히 일본 니케이지수는 직전거래일보다 357.19포인트(2.39%) 오른 1만5309.21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은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23일 닛케이지수가 7.9% 폭락하면서 비(非) EU 국가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엔화를 경쟁하듯 사들임에 따라 엔화값이 급등했고, 이로 인해 일본 수출기업의 경쟁력 악화가 염려됐던 탓이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오전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일본은행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저에서 브렉시트 대책 긴급회의를 열고 필요 시 외환시장에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현재 중국 상하이지수는 직전거래일보다 1.16% 상승한 2887.32에, 선전종합지수는 2.27% 오른 1943.86에 거래됐다. 호주 ASX 200지수는 0.47% 반등한 5137.2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국채값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 채권값은 전날보다 0.013%포인트(금리 하락) 상승한 1.236%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과 20년물 채권값은 각각 0.016%포인트, 0.027%포인트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낙폭을 만회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브렉시트는 당장 글로벌 매크로 변수에 충격을 줄 만한 변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요섭 미래에셋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오랫동안 박스권에 머물다보니 기관투자가들이 이번 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했다”며 “그동안 한국 증시가 워낙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는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주식을 사들였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는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며 채권을 사들이는 등 양분화된 투자패턴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용환진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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