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동 경의선 숲길. [사진 제공 = 마포구] |
경의선 숲길공원 창전동·신수동 구간이 지난달 개통되면서 새로 조성된 숲길을 따라 신흥 상권이 형성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이 '연트럴파크'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면서 나머지 구간들도 '제2 연트럴파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지난주 홍대입구 공항철도역 4번 출구 앞. 높게 둘러쳐진 공사장 펜스 틈 사이로 인부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들어왔다. 애경그룹이 최대주주로 참여한 마포애경타운이 짓는 홍대입구역 복합 역사 개발 현장으로 2만844㎡ 용지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규모 최신식 복합 쇼핑몰과 호텔을 내년 11월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바로 옆에는 GS건설이 지상 20층 규모 호텔을 짓기 위해 지난해 말 건축허가를 얻었다. GS건설은 인근 용지를 3.3㎡당 1억원 수준에 매입했으나 양화로 대로변 쪽 317㎡ 크기의 용지 소유주가 3.3㎡당 2억원을 부르면서 추가 매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마포구는 마포애경타운과 함께 홍대입구역 복합 역사에서 와우교까지 250m 구간을 책거리로 조성한다. 경의선 숲길공원은 가좌역~용산문화센터에 이르는 경의선 폐철로 자리에 조성된 연장 6.3㎞ 녹지축이다. 1단계 염리동·대흥동 구간, 2단계 연남동·도화동 새창고개 구간, 3단계 동교동·창전동·신수동 구간으로 나뉘어 만들어졌다.
동교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제 시작이다. 유동인구는 확실히 많이 늘었다. 가좌역에서 서강대역까지 구름다리로 이어지면 경의선 숲길은 아시아에서 가장 긴 황금 도보 상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와우교에서 서강대역까지 와우교 구간에는 '땡땡거리'라고 불리는 창전동 철길 교차로가 있다. 기차가 지나갈 때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가고 '땡땡' 소리가 울린다고 해서 땡땡거리다. 이 지역은 홍대 인디밴드 1세대들이 연습하던 홍대 문화의 발원지로 알려지면서 연남동이 뜨기 전에 이미 매매가가 3.3㎡당 5000만원 가까이 찍었던 곳이다. 건물주들은 경의선 숲길이 개통되면 또 한 차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경의선 숲길 신수동 쪽도 서강대를 중심으로 자체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의선 숲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숲길에 바로 붙은 단독주택은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3~4년 전 3억원도 비싸다고 여겼던 23㎡ 단독주택 주인이 지금은 10억원을 달라고 하는데 안 팔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숲길공원 공사가 끝나면서 땅값이 2배로 치솟은 연남동 상권의 학습효과 때문에 창전동·신수동 건물주들도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사장 펜스가 걷힐 때까지 팔지 않고 임대 수입을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원에 붙은 소형 단독을 월세 200만원에 놓으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곳이 제2 연트럴파크가 될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또 경의선 숲길에 붙어 있는 건물 중 일부는 1~1.5m 정도 국유지를 무단 점유해 지어져 매입에 주의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