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27일(20:2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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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열린 24일, 뉴욕 현지 모처의 호텔에서 새벽 내내 뜬 눈으로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뉴욕 사무소 현장 점검차 떠난 미국 출장 일정의 마지막날이었다. 강 본부장은 한국과 런던사무소 뉴욕사무소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 받으며 밤을 세웠고, 이튿날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
당장 연기금들은 해외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불행 중 다행'으로 해외투자분 손실 중 일부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이 지난 2013년부터 해외자산에 대한 환헤지를 단계적으로 풀어왔기 때문이다. 환헤지 없이 달러 등 외화표시 자산에 투자했을 경우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환차손이 발생하고 원화가 약세를 나타낼 경우 반대로 환차익을 얻게 된다. 국민연금은 환 헤지를 하지 않아 해외자산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익을 얻어 해당 손실분이 상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단 기관들은 한 동안 해외 주식 투자와 유럽 부동산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관련 익스포져(Exposure·비중)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충격 여파가 아주 크진 않은만큼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공통적 의견이다.
↑ 이상호 군인공제회 CIO |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런던에 본부를 둔 금융기관들이 빠져나가면 런던 부동산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걷힐 때 까지 유럽 부동산 투자가 전처럼 활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해외 부동산 관련 펀드 출자도 자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기관들은 국내 증시 추가 급락시 적극매수를 추진하겠다는 공격적인 전략도 고려하고 있다. 한 공제회 CIO는 "국내 증시가 생각보다 많이 빠지면 과감하게 치고 들어갈 생각도 있다"며 "무작정 몸을 사리기 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럽 부동산과 관련해 당장은 투자가 제한되겠지만 기다리면 좋은 투자 기회들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파운드 가격이 하락하거나 런던 등 주요도시 자산가격이 급락할 경우 저가 매수 기회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또 유럽 금융기관들이 런던의 대체도시로 프랑크푸르트나 파리 등을 주목하게 되면 해당도시의 오피스 빌딩 투자 매력도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어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