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14포인트(1.04%) 상승한 1956.36으로 마감했다. 지난 24일 브렉시트가 확정된 후 사흘 연속 코스피 주식을 팔았던 외국인이 불안감을 떨치고 저가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 주식을 583억원어치 순매수했을 뿐만 아니라 코스피 선물도 355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은 증권사가 매도세로 돌아섰지만 연기금과 투신은 순매수를 유지하면서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브렉시트가 당장 글로벌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은 데다 중앙은행 간 정책 공조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696개 종목이 상승했는데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종목이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24일 급등했던 코스피200변동성지수도 사흘 연속 10% 이상 하락해 평소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코스피200변동성지수가 높으면 투자심리가 불안하다는 의미로,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4일 22.53으로 전일 대비 24% 급등했던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이날 14.67으로 브렉시트 첫날인 24일보다 35% 하락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화학 업종이 전일 대비 2.7% 상승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LG화학(7.76%) 대한유화(5.7%) 롯데케미칼(4.52%) 같은 대형주들이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29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LG화학으로 2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LG화학은 여름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데다 전날 황교안 국무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의 만남으로 중국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까지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가세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코스피가 사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24일 브렉시트 충격으로 하루 만에 3.09% 급락한 폭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시기적 요인을 감안했을 때 코스피 상승이 지속될지가 불투명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실 팀장은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된 것도 맞지만 월말·분기말·반기말을 맞은 윈도 드레싱, 30일 시행하는 공매도 공시제 시행을 앞두고 저가 매수가 늘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2000선까지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