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보어드바이저 / 크레디트스위스 홀트(HOLT) ◆
영국 파운드화값은 31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세계증시에서는 하루 만에 시총 3000조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2주가 지난 지금도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브렉시트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높인다는 사실 외에는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런 불확실한 시장을 헤쳐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크레디트스위스 홀트(HOLT)는 과거 15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봤다.
1870년부터 2015년까지 제2차 세계대전, 세계대공황,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리먼브러더스 쇼크 등 약 15차례의 위기 상황을 분석한 결과 미국 주식시장의 요구수익률은 최저 6%에서 최고 9%까지 오르고, 같은 기간 주가는 약 20~25% 하락했다.
홀트의 요구수익률은 시장 컨센서스 현금흐름과 주가를 등가로 만들어주는 수익률을 뜻한다. 즉 시장에서 A기업이 100원의 현금흐름을 창출한다고 봤을 때 평소 94원에 거래되던 주가가 91원까지 떨어졌다는 의미다. 위기가 닥치면 위험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요구수익률도 따라서 급등한다. 베트남 전쟁, 그리스 사태, 미국 경기 침체 등 지역적 위기 상황에서는 시장 요구수익률이 1%포인트 정도 상승하기도 했다.
거시경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요구수익률이 상승할 때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은 개별 주식의 실적 모멘텀이 주가에 영향을 못 미친다는 점이다.
패닉 상황에 처해지면 투자자들은 당장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매매를 한다. 개별 종목의 실적 성장세 따위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가 없다. 좋은 실적도 거시경제 위기 때문에 언제든 꺾일 수 있다는 염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과거 현금창출능력(CFROI)이 가장 유효한 투자지표 구실을 했다.
롱숏 포트폴리오의 과거 20년간 영업지표, 주식 실적 예측지표, 밸류에이션 지표 등을 살펴보면 이 사실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패닉 매매가 일어나는 구간에서는 과거 현금창출능력이 좋았던 기업의 주가가 한 달 새 3배까지 뛴 반면 실적주의 주가 상승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위기 때 투자자들은 영업을 통해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이 탄탄한 회사를 찾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주식은 시장이 합리적으로 움직일 때는 비싸게 팔린다. 결국 거시경제 위기가 주식시장을 흔들 때가 안정적으로 현금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좋은 주식을 싼값에 살 수 있는 기회다.
그럼 한국 시장은 어떤가. 한국 주식시장의 요구수익률은 지난해 10월 6.05%에서 최근 6.85%로 꾸준히 높아졌다. 그래도 현재 요구수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최고치에 비해 1.2%포인트 정도 낮다. 한국 주식시장을 주가 흐름만으로 본다면 브렉시트 단기 충격에서는 빠르게 회복된 상태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인 위기 상황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으로 나타나기에 보수적으로 과거 위기 상황을 돌아보며 투자를 재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거 거시경제 위기 상황을
<이 글은 크레디트스위스(CS) 홀트의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의 최혜령 이사(공인회계사)가 작성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 = 최혜령 이사][ⓒ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