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강변도시가 있는 하남과 삼송을 품은 고양, 위례신도시가 속한 성남이 서울의 ‘인구 1000만 도시’ 타이틀을 떼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주역으로 확인됐다. 치솟는 전셋값과 주택 가격에 부담을 느낀 서민과 중산층이 서울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집값은 오히려 서울 아파트 전세값보다 싼 이들 도시로 줄줄이 이주하는 ‘엑소더스(집단탈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12일 매일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정보 주택거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서울에 사는 수요자들이 거래한 주택 가운데 경기도에 있는 주택은 총 2만1910가구로, 서울을 뺀 전국 주택 거래량 3만4665가구 가운데 63%를 차지했다.
경기지역 중에서도 서울에 주소지를 둔 이들이 많이 몰린 곳은 미사강변도시가 포함된 하남시였다. 하남에는 위례신도시 일부도 들어간다. 하남시에 있는 주택 2754가구가 서울 주민에게 실제 주택이나 분양권 형태로 손바뀜됐다. 2위는 삼송·원흥·향동 택지지구가 한데 모인 고양시로 2100가구에 달했다. 위례신도시를 품은 성남시(1927가구), 남양주(1890가구)와 부천(1540가구)이 뒤를 이었고 의정부, 김포,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도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올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주소지를 옮긴 지역 순위와도 대부분 일치한다. 올해 1~5월 통계청의 지역별 전입자수 통계에 따르면 서울 출신 전입 주민이 많은 ‘톱3’ 지역은 경기 성남·고양·하남시였다. 성남에만 1만6703명이 이사하는 등 세 곳에 골고루 1만명 넘는 서울시민이 유입됐다. 남양주와 부천 등에도 서울 주민들의 주택거래가 몰리면서 서울 인구를 대거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광화문이나 강남 등 서울시내 주요지역에 1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 ‘서울 생활권’에 속하면서도 전세값이나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다. 서울의 급등한 집값에 지친 수요자들이 피난처로 삼기 적당한 곳인 셈이다.
이들 서울 거주민이 경기지역으로 무더기 이주를 한 탓에 서울 인구는 6월말 기준 998만9795명으로 줄어 1988년 이후 28년만에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서울의 60%에 그쳤던 경기도 인구는 비싼 전세값으로 인해 높아진 서울 주거비를 피해 이사 들어온 전입자 덕에 지난달 말 1261만0877명을 기록했다. 서울의 1.3배 수준까지 인구가 늘어난 셈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서울 엑소더스 현상은 직장이나 자녀교육 등 문제로 서울생활권을 포기하지 못하면서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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