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13일(18:1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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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회사채 상환을 앞두고 단기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비자금 사태로 롯데그룹 전반에 걸쳐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자 롯데케미칼은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기업어음을 통해 조달할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날 300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기업어음(CP)를 발행했다. 주간사는 IBK투자증권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당초 회사채 발행으로 9월 만기가 돌아오는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롯데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롯데물산,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회사채 발행을 잇달아 취소했고, 롯데케미칼 역시 회사채 대신 단기자금 조달을 선택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롯데케미칼에 AA+ 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이며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가 이뤄지면서 롯데의 차입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공모채로 조달하겠다던 계획을 CP 등 단기조달로 바꾼 경우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 계열사의 기업어음 잔량은 총 5조원을 넘어섰다. 롯데그룹은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 중 기업어음 의존도가 가장 높다.
문제는 1년 만기 미만의 기업어음 발행이 급증하면서 롯데그룹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입금 만기 구조가 단기화 된 가운데 재무안정성이 낮아져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전반에 거쳐 평판 리스크가 큰 롯데그룹의 경우 계열사들의 공모시장 회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모시장에서의 조달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단기차입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향후 롯데칠성음료와 롯데물산은 각각 11월과 12월에 1000억원씩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시장에선 해당 계열사들도 단기차입으로 회사채 상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