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대한제당은 전날 보유 중인 TS저축은행 주식 200만주(지분 100%)를 키움증권에 885억원에 처분했다. TS저축은행은 대한제당이 1996년 지분을 취득했던 기업으로 최근 3년간 연 60억~70억원의 순익을 내주던 '알짜' 계열사였다. 대한제당이 20년 넘게 보유 중이던 계열사를 매각한 이유는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서다. 대한제당의 주력은 제당(설탕)과 사료사업으로 나뉘는데 사료사업이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과 국내 소비 위축 때문에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2년까지 연간 400억~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던 대한제당은 지난해 영업익 100억원과 순손실 110억원에 그쳤다. 대한제당은 TS저축은행의 매각 대금이 납입되면 제당을 중심으로 주력 사업 영업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부품 및 금형 제조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사 레이젠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되자 이달 초 레이몰드 주식 500만여 주를 85억원에 처분했다. 레이몰드는 레이젠 내에서 금형 제조 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였으나 지난해 17억원 순손실에 이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 에 불과해 정리된 것으로 풀이된다.
도자기 제조업체 행남자기는 지난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광주일보 지분을 40억원에 모두 팔았으며 한국주강 역시 지난 18일 계열사인 베페사징크코리아 주식 40만주를 50억원에 전량 처분하기로 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장부가(52억원)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베페사징크코리아는 지난해 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는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타 법인 주식 처분공시는 총 7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 처분 금액은 8조9762억원으로 96.7% 증가했다. 금액과 건수가 모두 큰 폭 늘어난 셈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핵심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 등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상장사들도 손실이 쌓이는 부실 계열사 정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익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솔브레인은 18일 디스플레이 검사 장치업체인 솔브레인이엔지 보유 지분 33.6%를 250억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핵심사업(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재료)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솔브레인이엔지는 2014년 당기순익 5억원, 지난해 순손실 1억6000만원으로 사실상 큰 기여가 없는 자회사였기 때문에 매각은 호재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용건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